[사회] '농성전 꼼수'로 시간 끄는 尹…헌재∙공조본 서류 다 수령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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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 측에 오는 25일 오전 10시를 시한으로 하는 출석조사 요구서를 보냈지만 대면 조사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1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16일 공조본이 보낸 1차 출석 요구서도 대통령 경호처에서 수령을 거부했다. 헌법재판소가 관저·집무실 등으로 보낸 탄핵 심판 접수 통지 서류 역시 수령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농성'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때는 헌재 파면 후 檢 출석…4개월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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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변호인단 구성을 아직 마치지 못했다”며 구체적 출석 여부에 대해선 “알지 못하고, 대답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수사권을 넘겨받은 오동운 공수처장은 “체포 의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신병 확보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농단 수사 당시 검찰은 2016년 11월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출석 조사를 요구했지만 여러 차례 응하지 않았고 박영수 특검도 대면조사에 성공하지 못했다. 4개월 후인 2017년 3월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을 파면한 후에야 2기 검찰 특수본이 소환 조사하고 구속할 수 있었다. 공수처는 일단 정부과천청사 출입 인원이 적은 성탄절을 출석 시한으로 정해 경호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한 상태다.

공수처, 민간인 노상원 역할 집중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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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가운데)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됐다. 뉴스1.

윤 대통령 조사에 앞서 검찰과 공수처는 국무위원, 사령관급 군 지휘관 등을 연일 소환조사 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는 계엄령이 누구에 의해, 언제 실행하기로 결정됐는지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정보사, 방첩사, 특전사, 수방사 등 군 관계자들도 상당수 조사한 상태”라며 “선포 당사자인 윤 대통령 조사가 최우선 초점”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22일 오전 10시부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구속)을 불러 조사했다. 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인 1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경기도 안산시 롯데리아에서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 지시를 받았다는 당사자다. 계엄 당일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도 두 차례 연락을 받고 ‘야간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 팀 정도 편성하라’, ‘21시 어간에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대기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특히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이 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구체적 명령까지 하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만큼 공수처는 문 전 사령관을 통해 노 전 사령관의 관여 정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오후에도 ‘2차 롯데리아 회동’을 통해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을 만났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달 30일에도 김 전 장관의 공관에서도 목격됐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이 밝힌 계엄 명령하달 시점은 12월1일이지만 그 전부터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접촉했던 셈이다.

검찰 특수본(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김 전 장관이 대통령 경호처장 시절 기무사(현 방첩사)·특전사·수방사 사령관들과 함께해온 ‘경기특수’ 모임에서부터 계엄이 논의됐는지 조사 중이다. 또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조 운영 지시가 내려갔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최근 소환 조사했다. 20일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21일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고인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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