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초겨울 불청객 코막힘, 피부 건조…습도 관리 이렇게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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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시간 수면으로 면역력 유지 필수
폐렴, 부비동염 증상 땐 즉시 병원
실내 습도는 50~60% 유지해야
겨울엔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와 건조한 환경 탓에 호흡기·피부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체력을 축내는 증상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자연스레 전보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활동량이 줄어 건강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가족 중 고령자나 어린이, 만성질환자가 있다면 몸 상태를 예민하게 점검해야 할 시기다. 지병의 증상이 악화하거나 겨울철에 주의해야 할 주요 질병을 호소하지 않는지 살펴 건강한 연말연시를 나자.
폐렴
폐렴은 폐의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 사망자 수는 2만9422명으로 암, 심장 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주로 공기 중의 병원균이 호흡기로 들어가면서 폐의 작은 공기 주머니에 염증을 일으킨다.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발열이나 오한, 기침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염증으로 폐에 물이차면 고열과 가래를 동반하고 폐를 둘러싼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낀다. 다만 고령자는 기력이 없고 숨이 차는 것처럼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건강한 성인에선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이코플라스마균 역시 주요 폐렴 원인균이다. 최근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크게 늘었다. 두통·발열·인후통으로 시작해 일주일 이상 진행하면 목이 쉬고 기침이 심해지며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난다. 폐렴이 무서운 건 2차 감염 때문이다. 자칫 폐렴이 패혈증으로 악화하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해 치명률이 치솟는다. 치료는 증상이 시작될 때 빨리 하는 게 최선이다. 감기 증상이나 고열·기침·가래가 3일 이상 이어지면 폐렴 여부를 확인하고 빠르게 조치해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 치료는 원인균을 제거하는 항생제를 근간으로 동반 증상을 조절하는 조치가 요구된다.
원래 호흡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겨우내 고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백신 접종으로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건 기본이다. 평소 원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을 한 후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영양을 고루 갖춰 식사하며 6~8시간 정도 수면해 체력과 면역력을 유지한다. 가족 중에 감기 기운이 있고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마스크를 착용해 감염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부비동염
부비동은 코 주변 얼굴 뼛속에 공기가 차 있는 공간이다. 내벽은 점막으로 덮였으며 자연공이란 구멍을 통해 코 내부 공간인 비강으로 연결된다. 점막에서 분비하는 점액은 외부 물질과 병원균을 포획하고 섬모 수송 작용을 통해 자연공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부비동염은 이런 부비동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발생한 상태로 이맘때 환자가 급증한다. 지난해 급성 부비동염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약 399만 명으로 12월(82만1558명)에 가장 많았다.
특징적인 증상은 코막힘과 누런 콧물,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다. 콧물·재채기·가려움이 나타나는 일반 비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코막힘이 심해 머리가 무겁거나 두통을 호소할 수 있으며 묵직한 압박감에 따른 안면부 통증, 후각 저하를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이 발생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다른 질환과 감별하고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 급성일 땐 대부분 항생제·진해거담제·진통제 같은 약물로 다스릴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12주 이상 이어져 만성화하면 약물만으로 호전을 보이지 않는 사례가 흔하다. 이땐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보통 내시경 수술로 병변을 정확하게 제거하고 정상 점막을 보존해 빠른 치유를 돕는다. 수술로 부비동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돼도 섬모 기능을 촉진하고 점막의 염증을 제거하기 위한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 최근엔 일부 난치성 부비동염의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 치료가 이뤄진다. 평소 건강한 점막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각종 분비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되는 코 세척을 규칙적으로 하고 건조하지 않게 실내 습도를 유지하며 기저 질환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변비
날씨가 추워질 때 남녀노소 모두가 조심해야 할 질환은 변비다. 3개월 이상 ▶배변 횟수가 3일에 한 번 이하로 적을 때 ▶변이 딱딱하고 소량일 때 ▶변을 보고도 잔변감이 있거나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줘야만 할 때를 말한다. 요즘처럼 기온이 낮아 바깥 활동이 줄어들면 장 활동 역시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변비 발생률이 증가한다. 보통 변비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병원을 찾는 사례가 드물다. 그러나 변비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변비로 진행해 고생하고 복통이나 식욕부진, 장 폐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비는 원인을 찾아 그것에 맞게 대처하는 게 좋다. 식사량이 부족하다면 대변을 형성할 수 있을 만큼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특히 체내에 분해되지 않고 수분을 붙들어두는 기능이 있는 식이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물은 하루 1.5L 정도 마시되 이뇨 작용을 부추기는 카페인이나 짠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활동량이 아주 적다면 집 근처를 30분 이상 산책하는 식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대장 운동에 도움된다. 먹는 약이 원인일 땐 다른 약제로 바꿀 수 있는지 주치의와 상의한다. 배변을 자주 참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변의를 참지 말고 가급적 30분 내로 화장실에 간다. 또 장운동이 가장 활발한 때인 아침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여본다. 볼일 볼 때 휴대전화를 들고 가는 건 최악의 습관이다. 변기에 10분 이상 오래 앉아 있으면 장·항문이 자극에 둔감해질 수 있으니 피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기존 약에 반응하지 않으면 두 가지 이상의 약을 같이 쓰거나 새로운 약을 추가하면 좀 더 효과적이다. 소아도 마찬가지다. 약물치료와 함께 식이·행동 조절에 나서야 약을 끊고 변비가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건조증
춥고 건조한 날씨는 피부에 건조증을 유발하기 쉬운 조건이다.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피부를 통해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증가해 피부가 거칠거칠해진다. 특히 피부의 수분과 지질 함유량이 줄면서 하얀 각질이 생겨난다. 나이 탓에 피부 장벽의 회복력이 감소했거나 과도한 난방과 잦은 목욕 습관을 지닌 사람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건강 문제다.
건조증은 주로 팔다리나 정강이, 골반, 허리, 옆구리, 손등에 많이 발생한다. 이땐 피부가 땅기는 느낌이 들고 가려움을 호소한다. 가렵다고 긁다 보면 피부에 상처가 나기 쉽다. 심한 경우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붓고 진물이 나는 건성 습진으로 악화할 수 있다. 외부 노출이 많은 손 부위는 특히 주의한다. 피부 보호막이 손실되고 땀 분비가 줄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건조증은 별다른 염증 소견이 없다면 자주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샤워 후 3분 이내 충분한 양의 보습 오일·팩을 도포하는 것도 도움된다. 피부가 갈라지고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먹고 병변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손은 비누·세제·염색약 등 화학물질에 대한 과도한 노출을 삼간다. 핸드크림은 피부 고유의 지질층 구성 물질과 천연 보습 인자를 함유한 제품을 쓰면 도움된다. 생활 환경도 개선한다. 건조한 실내는 가습해 50~60%의 습도를 유지하고 온도 변화가 크지 않도록 관리한다. 목욕은 시간과 횟수를 줄이고 약산성 세정제를 쓰며 뜨거운 물 사용을 피한다.
도움말=최준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박광범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운하 인제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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