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졸중은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다. 아침·저녁 혹은 실내·외의 큰 기온 차이로 혈압 상승이 나타나고, 혈중응고 인자가 늘어나며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서 심장 부정맥 등이 악화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뇌혈관의 이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신경학적 손상이 발생하는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 혈관이 파열되면서 혈액이 뇌 조직에 고여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로 구분한다. 뇌졸중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장애가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물건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릴 정도로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마비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극심한 두통이 생겼거나 ▶어지럼증이 심하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수분 정도로 짧게 나타났다 사라졌어도 안심하긴 이르다.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뚫린 상태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령이거나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음주·흡연·과로 등 뇌졸중 고위험군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신경과 전문의에게서 뇌 영상 검사 등을 통한 철저한 감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초기 뇌졸중으로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하다.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먼저 뇌출혈로 의식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심하거나 뇌출혈의 양이 많을 때는 개두술로 뇌압을 낮추고 출혈을 제거해야 한다. 뇌동맥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파열된 뇌동맥류의 일종인 뇌지주막하출혈은 재파열을 막기 위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뇌동맥류 파열은 사망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양상의 두통에 구토 등이 동반되면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경색은 발병 후 4시간30분 이내 혈전용해제를 전신에 투여해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약물치료로도 혈관이 뚫리지 않는다면 혈관 재개통률을 높이기 위해 혈관 내 수술인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하거나 개두술을 통한 혈관 재개통술 또는 혈관우회로술을 시행한다. 사타구니의 혈관을 2~3㎜ 정도 절개해 대퇴동맥에 도관을 넣어 치료하는 방법인 혈관 내 수술은 최근 급성기 뇌경색 치료에 핵심 치료법으로 주목받는다. 큰 뇌동맥이 막힌 급성 뇌경색의 치료에서 혈관 내 치료인 동맥내 혈전제거술은 90% 이상의 혈관 재개통 성공률을 보인다. 뇌동맥류의 치료에서도 절반 이상의 수술을 혈관 내 수술로 시행한다.

뇌졸중은 수술 후 재발 방지도 중요하다. 고혈압·당뇨병 등 뇌졸중 위험 요인을 조절한다. 금연·금주를 실천하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