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건강한 가족] 먹고 말하고 숨쉬기까지 힘들어져…흡연자는 발병 위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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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핵심 정보 5가지
먹고 말하고 숨 쉬기.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두경부암이 생기면 이러한 활동에 직격타를 맞는다. 하지만 위험 인자와 증상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대부분은 암이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 삶의 질 유지를 위해서라도 조기 진단과 세심한 치료가 필요한 두경부암에 대해 꼭 알아둘 핵심 정보 5가지를 정리했다.
1. 머리와 목 부근에 생기는 암
두경부암은 두경부(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 사이)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총칭한다. 더 자세히는 뇌·눈·귀·식도를 제외한 머리와 목 부근에 발생하는 암이다. 범위가 넓은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게 입술·혀·잇몸 등에 생기는 구강암과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후두에 발생하는 후두암이다. 인두암·침샘암·비강암·편도암 등도 두경부암에 속한다. 해부학적으로 갑상샘도 두경부 영역에 포함되지만, 갑상샘암은 그 자체로 발생 빈도가 높아 통상 별도의 암으로 분류한다.
2.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과 HPV 감염
두경부암의 주된 원인은 흡연과 음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흡연이다. 구강·인두·후두가 호흡기의 입구라 흡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탓이다. 실제 흡연자의 후두암 발생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1.7~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음주까지 하면 점막 세포 돌연변이를 유발해 두경부암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HPV 감염으로 인한 두경부암 발생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HPV는 보통 성관계로 감염되며 자궁경부암·항문암 등의 원인이 되는데, 구강성교를 통해 입속 점막이 감염되면 구인두암이 생길 수도 있다. 이외에 위·식도 역류 질환, 방사선 노출, 두경부의 물리적 자극 등도 두경부암 발병의 위험 인자다. 스마트폰 전자파가 두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3. 목소리 쉬거나 한쪽 코 막혀
두경부암의 증상은 암의 발생 부위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단 6주 이상 지속하는 목소리의 변화와 3주 이상 낫지 않는 구강 내 궤양 혹은 부종, 구강 점막의 적백색 반점은 두경부암을 의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신호다. 또한 3주 이상 삼킴 장애(연하곤란)가 이어지거나 치주 질환과 무관하게 치아가 흔들릴 때, 한쪽 코가 지속해서 막혀 있을 때다. 이 밖에 ▶한쪽 귀의 먹먹함 ▶목 주변에 구슬 같은 혹 ▶안면 마비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4. 처음부터 비수술 치료 진행하기도
두경부암은 치료가 까다롭기로 이름난 암이다. 음식을 먹거나 목소리를 내고 숨 쉬는 기능을 맡은 기관들이 모인 영역이라서다. 치료 후 기능적인 장애를 최소화하고 심미적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섬세하고 전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진료과의 논의를 거쳐 치료 계획을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수술이나 방사선 단독 치료를 하고 진행된 병기에서는 병합 치료를 한다. 예컨대 비인두암은 해부학적으로 뇌·눈에 가깝고 깊은 데다 방사선 치료에 반응성이 좋아 비수술적 치료부터 고려한다. 반면에 비강암은 수술 치료가 기본이며 최근에는 코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내시경 수술을 선호하는 추세다. 후두암일 땐 초기에 수술 혹은 방사선 단독 치료를 하고 재발한 경우에는 수술을 진행한다. 이때 후두를 보존할 수 있긴 하나 대다수는 후두를 모두 제거하는 후두전적출술을 한 뒤 발성이 가능하도록 인공 성대를 넣는다.
5. 구강 검진만 해도 발병 위험 ‘뚝’
두경부암은 1~2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80~90%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그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검사는 이비인후과에서 코를 통한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두경부암 의심 부위가 발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의학 검사와 조직 생체 검사 등을 통해 최종 진단을 하게 된다. HPV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간과할 수 있지만 국가건강검진서 구강검진만 추가해도 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실제 일반 건강검진만 받은 사람은 두경부암 발생률이 구강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보다 16% 높게 나타났다는 분당서울대병원 연구결과도 있다. 검진을 통해 구강 위생에 악영향을 미치는 음주·흡연 등의 생활습관을 교정하면서 질환의 발생 위험까지 낮춘 결과다.
도움말=이영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국가 암정보센터
두경부암 부위별 대표 증상
비강·부비동: 코막힘, 한쪽 코피
구강: 3주 이상 지속한 궤양, 통증, 혹
인두: 목 통증, 이물감, 한쪽 귀의 먹먹함
후두: 쉰 목소리, 이물감, 호흡곤란
침샘: 목 주변 혹, 혀 마비, 안면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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