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은정한과,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활용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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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먹어봤을 전통 간식, 바로 한과다. 명절날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강정의 맛부터, 제사상에 올려진 유과를 집어먹다 혼났던 기억까지 한국인의 삶 곳곳에 녹아있는 한과이기에 이와 얽힌 추억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어릴 때 접했던 한과의 추억은 더 달고 부드러운 서양식 디저트에 밀려나 어른이나 찾는 간식거리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런 한과가 길을 찾아 다시 트렌드로 떠올랐다. 한과의 한 종류인 약과, 개성주악 등이 일명 MZ 세대의 ‘힙’한 디저트로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쌀 소비 트렌드 온라인 언급량과 키워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비 2023년 온라인상 정보량이 개성주악은 275.2%, 약과는 104.1% 증가했다.
은정한과, 전통 방식 그대로 변치 않는 ‘정(情)’을 담은 한과 생산
이런 한과에 얽힌 한국인의 추억을 미래로 이어나가고 있는 마을이 있다. 강릉 사천한과마을은 전통한과 제조 기술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마을 전체가 100년이 넘는 전통 생산 방식을 고수하며 한과를 제조한다.
그중 대표기업인 은정한과는 30여 년 가까이 100% 국내산 찹쌀 및 부재료를 사용해 전 과정 수작업으로 한과를 생산하고 있다. 한과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조청의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저의 차이’를 연구해왔다. 조청의 보관 온도, 중탕 온도, 두께 등 정확한 데이터와 정성스러운 제조과정을 통해 최상의 기분 좋은 단맛을 구현하고,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정(情)’을 담은 한과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은정한과는 한과가 명절 음식이라는 인식을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일상적인 음식으로 만들고자 올해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에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은 전통문화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역량 강화에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권 형태로 제공한다.
제품 패키지에 현대적 감각 더해 강릉 대표 상품으로 가능성 확장
은정한과는 기업의 매출이 명절 기간에만 집중되어 있는 원인을 한과는 명절에 먹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과 대부분 선물세트 형태로 판매하는 한과의 특성상 심리적, 경제적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정한과는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에서 전통문화기업(수요기업)으로 참여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개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먼저, 브랜드 및 패키지 디자인을 현대화했다. 전통문양을 모티브로 한 패턴에 차분한 색상을 적용해 현대적인 느낌을 살렸으며, 이를 제품 패키지부터 매장 내 배너 및 입간판, 냅킨, 쇼핑백 등에도 활용하여 통일감을 더했다.
패키지의 구조 또한 기존의 대용량 사이즈에서 벗어나 저가의 소용량 제품으로도 판매할 수 있도록 다양화했다.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케이크 한 조각을 고르는 것처럼 한과를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소비 패턴을 확장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은정한과는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요층을 발굴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올해는 2023년 대비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실질적 성과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지역 스토리텔링을 적용함으로써 강릉 여행객들이 구입하는 지역 대표 상품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통식품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전통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 2024년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 우수기업 부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은정한과 김산옥 대표는 “여러 전문가분들의 도움을 받는 등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의 지원 덕분에 은정한과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앞으로도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한과가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한식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전통문화 기업 역량 강화 통한 산업 활성화 도모
‘전통문화 혁신이용권’은 전통문화산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전통문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공급기업과의 매칭을 통해 제공한다. 3년 차를 맞은 올해는 수요기업 40개사와 공급기업 152개사가 선정되었으며, 참여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59건의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다.
2025년도 사업은 3월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 누리집을 통해 공모 예정이며, 전통문화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은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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