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류현진, 최형우… 비FA 다년 계약 모범 사례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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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41·KIA 타이거즈)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선행 투자의 가치를 입증했다. 비(非) FA(프리 에이전트) 장기 계약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KBO리그는 매년 연봉 계약을 갱신한다. 1999년 FA(프리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뒤에는 다년 계약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젠 FA가 되기 전에 구단과 장기 계약을 맺는 사례도 늘었다. 이른바 '비 FA 장기 계약'이다.
구단 입장에선 선수가 FA 시장으로 나가기 전에 붙잡을 수 있고, 선수 입장에선 빠르게 거액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널리 쓰이는 '연장 계약' 형태다. 선수 이적료를 구단끼리 주고받는 축구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비 FA 장기 계약은 대체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21년 SSG 랜더스는 FA를 1년 앞둔 박종훈, 한유섬, 문승원과 각각 5년 계약(65억원, 60억원, 55억원)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2시즌 연속 10승(2021·22년)을 거둔 뒤 계약한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5년 90억원)도 지난해와 올해 모두 10승 도전에 실패했다. NC 다이노스 구창모는 6+1년 최대 132억원에 사인했으나 부상 여파로 수술을 받고 지난해 군입대했다.
올해는 달랐다. 베테랑 선수들이 장기 계약을 맺고 성과를 냈다. 최형우가 대표적이다. 최형우는 2021년 KIA와 3년 계약(최대 총액 47억원)을 하고 꾸준하게 활약했다. 그러자 KIA는 FA 취득 기간을 1년 남긴 최형우와 1+1년 최대 22억원으로 계약했다. 최형우는 올해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으로 활약하면서 우승에 기여했다. 최고령 골든글러브까지 손에 쥐었다.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성적 하락)' 없이 성적을 유지할 것이라는 KIA의 예측이 적중했다.
1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류현진은 포스팅으로 미국에 진출했기 때문에 FA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원 소속팀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에게 8년 계약을 안겼다. 최대 총액 17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까지 세웠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기 반등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승리(10승 8패)을 따냈고, 평균자책점은 국내 선수 중 3위(3.87)다.
KIA 김태군은 FA로 흘린 눈물을 비FA 계약으로 닦았다. NC 시절인 2020년 FA가 된 뒤 4년 최대 13억원에 계약했던 김태군은 삼성을 거쳐 지난 시즌 KIA로 트레이드됐다. KIA와 김태군은 이후 3년 25억원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정규시즌 KIA 안방을 든든히 지킨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선 만루포를 터트리는 활약을 펼쳐 '우승 포수'로 거듭났다.
삼성은 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자욱과 5년 계약(120억원)을 했다. 당시 29살인 구자욱이 시즌 뒤 FA가 될 경우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구자욱은 계약 첫 해엔 타율 0.299, 5홈런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타율 0.336, 11홈런으로 반등했다. 올해는 개인 최고 성적(0.343, 33홈런)을 거두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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