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반 이기흥 단일화’ 깨진 체육회장 선거, 다자구도 수혜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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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후보(오른쪽)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권 후보자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후보자 6인이 경쟁하는 다자구도로 치러진다. 이와 관련해 3선에 출마한 이기흥 현 회장이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상대적 이득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1월 14일에 열리는 차기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식으로 출마 등록한 후보는 무려 6명에 이른다.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구도다. 현 회장인 이기흥 후보가 기호 1번을 받았고 김용주 후보 2번, 유승민 후보 3번, 강태선 후보 4번, 오주영 후보 5번, 강신욱 후보가 6번을 달고 19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체육계의 시선은 각종 비위 혐의로 인해 ‘체육회장 직무 정지’ 상태에서 출마한 이기흥 후보의 3선을 저지할 대항마가 나올지 여부에 모아졌다. 결과적으로 이른바 ‘체육계 야권’ 후보 5명이 난립한 현재 상황은 과유불급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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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승민 후보. 연합뉴스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단일화 조건 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저마다 ‘나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 방안에 몰두하다보니 좀처럼 뜻이 모아지지 않았다. 26일 서울 종로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유승민 후보는 “주위에서 후보자 단일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이러한 관심은 결국 ‘이제 대한체육회가 변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신 것”이라면서 “말뿐인 변화가 아니라 시스템과 행정의 변화, 사람과 문화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열망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것에 대해 유승민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내 나이가 화두가 됐다”면서 “그걸 보면서 ‘나이에 대한 편견이 아직 있나’라는 물음표가 생겼고, 더 이상 단일화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세대를 가르자는 게 아니라 나이와 관련한 논쟁은 구시대적이다. 낡은 사고부터 바꿔야 대한체육회가 바뀐다”면서 “열정, 능력, 비전, 정책을 봐야 체육회가 바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유승민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당초 유승민 후보는 여론 조사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르자는 의견을 냈다”면서 “하지만 ‘나이 어린 사람이 연장자에게 양보하라’는 식의 논의가 오가는 상황에서 건설적인 이야기를 더하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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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에 도전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뉴스1

‘정권 교체’ 기치를 내걸고 출마한 후보자가 많아질수록 이기흥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진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21년에 열린 제41대 체육회장 선거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이기흥 회장에 맞설 야권 후보자간 단일화에 실패한 가운데 강신욱 후보와 이종걸 후보가 각자의 선거운동에 몰두했다. 결과는 이기흥 후보의 압승. 지지율 46.4%를 기록해 25.7%의 강신욱 후보와 21.43%의 이종걸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당시 상황에 대해 체육계 관계자들은 “강신욱 후보와 이종걸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이기흥 후보와 박빙의 대결 구도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 분석한다.

야권 후보자들이 하나로 뜻을 모으지 못한 것과 관련해 이기흥 후보의 불확실한 상황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한 체육계 인사는 “현재로선 이기흥 후보의 3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지만, 이 후보는 채용비리, 업무방해, 횡령, 배임, 금품수수 등 여러 건의 비위 혐의로 인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서 “추후 재선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보다는 각자도생 쪽으로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체육인들 사이에 꽤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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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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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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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후보. 사진 김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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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영 후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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