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탄핵극복' 상징 될 APEC정상회의…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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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계엄 선포 여파와 탄핵 국면 등 불안정한 국내 상황으로 인해 내년 11월 경주에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글로벌 역량이 건재하다는 걸 대내외에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가 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정치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상황 영향 없도록 최선"
26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국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아서도 안 되고,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개인이 아닌 우리나라가 유치 주체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우리나라가 의장국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면서다. 또 다른 당국자도 "인프라 구축, 시설 재정비 등은 계획에 따라 예산을 투입하고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에 맞춰 보고하고 결정하면 된다"며 탄핵 정국으로 인한 영향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엿새 후인 지난 9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에서 열린 APEC 비공식 고위관리회의(ISOM)에서도 한국의 의장국 수행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가는 없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정상회의에 앞서 내년 내내 경주뿐 아니라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에서 고위관리회의와 다양한 각료급 회의도 열리는데,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 역시 중요한 '회복 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야권의 한 대행 탄핵 추진에 따라 APEC 준비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행은 국무총리로서도 지난 8월부터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향후 상황에 대해 "(탄핵안이 가결)되면 검토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시진핑 참석 관건
내년 APEC의 최대 '흥행 카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참석이 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APEC은 미·중 정상이 나란히 참석하는 글로벌 외교의 '큰 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 흐름을 보이는 데다 중국이 2026년 APEC 의장국인 만큼 시 주석 참석을 적극적으로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은 최고위급에서 APEC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시 주석의) 참석 여부는 초청장이 나간 뒤 확답을 받겠지만 (사전) 회의 과정에서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장관도 "(지난 10년 동안)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불참한 선례가 없기 때문에 그런 전제 하에 중국 당국과 얘기하고 있다"(지난 18일, 외교부 장관·경제부총리 합동 외신 간담회)고 말했다.
계엄 사태 뒤 처음 이뤄진 지난 24일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한국뿐 아니라 중국 측이 "한국의 APEC 주최를 지지한다"고 보도자료에 명시한 것 또한 긍정적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시 주석이 내년에 방한할 경우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탄핵 국면에서 김대기 차기 주중 대사 내정자의 부임이 사실상 백지화되는 등 대중 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전례를 보면 적어도 내년 초부터 정상 섭외를 위한 물밑 작업이 숨 가쁘게 이뤄져야 하는데 주중 대사 공석 등 리더십이 실종돼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땐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郎)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미·중·일·러 '4강'을 포함한 주요국 정상이 다수 참석했다.
'동맹 소홀' 트럼프 참석도 미지수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1기 때부터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앞세우며 APEC 등 다자회의 참석을 통한 미국의 역내 영향력 확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1기 임기 첫해인 2017년과 대선 패배 후인 2020년 등 재임 중 두 차례만 APEC에 참석했다. 게다가 정상 외교가 사실상 불가능한 한국은 다음 달 20일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대미 외교전에서 이미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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