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내 편 말고 다 죽여"…현실이 그대로, 더 기괴해진 &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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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징어게임 시즌2'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성 사장님은 계획이 있으시구나~”(영화 ‘기생충’ 오마주)
출국장을 빠져나온 성기훈(이정재)은 ‘게임을 없애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프론트맨(이병헌)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다. 456억의 상금으로 허름한 모텔에 아지트를 꾸리고 프론트맨에 대항할 자신만의 군대를 모집하고 무기도 사들인다. 앞서 프론트맨에 총을 맞았던 황준호(위하준)도 살아 돌아와, 이 군대의 멤버가 된다. 과거 기훈에 돈을 빌려준 인연으로 함께 프론트맨을 찾아 나서게 된 사채업자(전석호)는 기훈의 철저한 준비성에 감탄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리뷰
26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의 1~2화 내용이다. 2021년 공개돼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에미상 작품상을 비롯한 미국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던 ‘오징어 게임’이 3년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새 시즌에선 복수를 다짐한 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의 치열한 대결을 그렸다. 정식 공개 전 내년 1월 5일(미국시간) 열리는 제79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올라,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시즌1에 이어 황동혁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그는 시즌2, 3을 한 호흡에 만들었고, 이 중 7개의 에피소드를 시즌2로 먼저 꺼냈다. 공개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 감독은 “후속 시즌을 통해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다. 편 가르기에 대한 풍자로서 ‘서로 간의 구별’을 시즌2의 중요한 테마로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굳이 빨간 약을 먹는 놈”
대립 관계인 기훈과 프론트맨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부터 다르다. 프론트맨은 게임 참가자들을 “이미 경쟁에서 진 사람”이라 부른다. ‘사회에서 실패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에게 목숨을 담보로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기회를 잡는 건 그들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딱지맨(공유)이 만난 굶주린 노숙자 열에 아홉은 빵과 복권 중 복권을 선택한다. 당장의 배고픔을 해소하기보다 확실하지 않은 일확천금에 희망을 거는 것이 인간 본성임을 보여준다.
기훈은 “궁지에 몰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을 이용한다”며 게임장 VIP의 하수인인 프론트맨을 나무란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권력자들의 이야기에 반기를 들고 “세상이 너희들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겠다”며 게임을 멈추라고 말한다. 게임장에 다시 들여보내달라는 기훈의 말에 프론트맨은 “굳이 빨간 약을 먹는 놈”이라고 응수한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이 빨간 약을 선택해 세상의 불편한 진실과 직면한다는 내용에 빗댄 대사다.
두 사람의 대립은 기훈이 게임장 안으로 입성한 3화부터 본격화된다. 황 감독은 양 극단에 있는 기훈과 프론트맨의 모습을 게임장 안으로 끌고 들어와 재미를 더했다. 정체를 숨기고 1번으로 들어온 프론트맨과 456번으로 다시 게임에 참가한 기훈의 묘한 공조가 7화까지 이어진다.
“이러다 정말 다 죽어요”
시즌2에는 시즌1의 대표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다시 등장한다. 게임에 참여한 기훈은 최소한의 희생자를 내고 게임을 멈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첫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진두지휘한다. 이에 3분 25초가 지나서야 첫 탈락자가 발생했고, 첫 게임 전체 탈락자는 91명에 불과했다. 시즌1에서는 이 게임으로 절반이 넘는 255명이 사망했다.
새로운 게임도 여럿 추가됐다. 2라운드 달고나 게임이 없어지고 5인이 팀을 이뤄 딱지치기, 비석치기, 팽이 돌리기, 공기놀이, 제기차기까지 한국의 전통 놀이들을 릴레이로 시간 제한 안에 해내야 하는 새로운 게임이 등장한다. 3라운드는 숫자에 맞춰 짝을 이루는 ‘둥글게 둥글게’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새로 도입된 ‘O, X 투표’다. 생존자는 매 게임이 끝난 후 진행되는 ‘O, X 투표’를 통해 게임을 계속 할 것인지, 그만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다수결 투표로 ‘X’가 선택된다면, 쌓인 목숨 값을 생존자 수대로 나눠 갖게 되고 그대로 게임은 끝난다.
기훈은 “이러다 정말 다 죽는다”는 시즌1의 1번 오일남(오영수) 대사를 하며 ‘X’ 투표를 독려한다. 하지만 나가도 힘든 현실 뿐인 참가자들에겐 통하지 않는다. 결국 공정한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포장한 이 투표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죽여 N분의 1로 받아 갈 상금도 늘릴 수 있다’는 비인간적인 생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황 감독은 “한국도 그렇고 전 세계가 분열되고 서로가 선을 긋고 적대시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2’의 그런 인간들이 현실과 무척 닮았음을 느낄 수 있고, 작품을 통해 사회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성기훈은 게임을 멈출 수 있을까
기훈은 참가자들끼리 벌어진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다. “우리의 적은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라면서 관리자들을 적으로 규정한다. 관리자들이 가진 총과 탄약을 빼앗아 관리자가 있는 공간으로 향하는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다. 390번 친구 정배(이서환), 120번 군인 출신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 388번 해병대 출신 대호(강하늘), 246번 암에 걸린 딸이 있는 경석(이진욱) 등이 기훈을 따라 총을 집어든다.
게임을 멈추겠다는 기훈의 목적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준호가 게임장 밖에서 기훈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시즌3에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기대된다. 김 평론가는 “새로운 전쟁 국면을 보여주면서 기시감을 덜어냈고, 액션의 규모를 키워 재미를 끌어올렸다”며 “시즌3에선 게임 운영자들의 전말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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