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덕수 탄핵’에 원화 값 1464원으로…2009년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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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대외 성적표인 원화 가치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강(强)달러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값이 미국발(發)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덕수 탄핵’에 달러 대비 원화 값 1460대 마감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주간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전 거래일보다 8.4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464.8원에 거래를 끝내며 3일 연속 떨어졌다. 주간 종가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46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2008년 미국발(發) 금융 위기 여파에 원화 값 약세가 크게 나타났던 시기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국내 정치 이슈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다. 특히 헌재 재판관 임명을 놓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원화 값 하락세에 불을 붙였다. 장 초반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56.4원) 대비 1.2원 오른(환율은 상승) 1455.2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1465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전 거래일 야간장에 기록한 올해 최저점(1460.3원)을 경신했다. 민주당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다.
탄핵 소추 이후 1467원대까지 급락…증시도 동반 하락
이후 1460원대 초반으로 소폭 안정화 되던 원화값은 오후 1시 30분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다시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여·야 합의안을 제출하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며 사실상 야당의 요구를 거절했다.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 직후인 오후 2시에 더불어민주당이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면서 원화 값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오전 한때 1460원 초반대까지 올랐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오후 3시 20분 기준 1466원까지 속절없이 떨어졌다. 주간 거래 이후에도 원화값 하락세가 계속돼 한때 1467원대까지 달러 당 원화값이 추락했다.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85포인트(0.44%) 내린 2429.67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9포인트(0.37%) 오른 2449.52로 출발했지만,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날 코스닥도 4.47포인트(0.66%) 하락한 675.64에 거래를 끝냈다.
“朴 탄핵 때보다 심각, 사실상 ‘무정부 상태’”
원화값 약세의 표면적 이유는 세계적인 달러 강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회에서 2회로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펼쳐질 고관세·감세 정책이 물가 상승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미리 반영하면서다. 예상보다 미국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실제 FOMC 직후인 19일부터 달러 대비 원화값은 1450원대로 하락해, 이날까지 주간 종가 기준 5일 연속 1450원대 밑을 유지했다.
문제는 여기에 국내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달러 대비 원화 약세 정도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은 예측이 불가능해 경제 운영에 더 치명적이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환율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 불안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환율 변동이 이 정도까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현재 외환 시장에서는 지금의 정치 상황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심각한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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