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30여성에 전화해 "언제 애 낳냐"…이 나라도 저출산에 진땀
-
2회 연결
본문
중국 정부가 심각해지는 인구 위기에 맞서 전국적 캠페인을 통해 독신자들에게 데이트를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20대와 30대 기혼 여성에게 전화해 임신 계획을 물어보기도 하고, 부모들에게 현금을 주어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낳도록 장려하기도 한다.
대학에서는 미혼 학생을 대상으로 '연애 과정'을 도입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국영 언론은 자녀를 갖는 것의 이점에 대한 기사를 정기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면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로부터 점점 더 암울해지는 인구 전망에 대처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 런쩌핑은 지난달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중국의 인구는 고령화, 저출산, 저혼율이라는 세 가지 주요 추세에 직면해 있다"며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고 있다. 중국의 고령화 속도와 규모는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부모의 자녀 양육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과 더 큰 세금 감면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0월 경제 부진에 대처하기 위한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출산 친화적 사회'를 건설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20대, 30대 초반의 기혼 여성들은 지방 공무원으로부터 가족을 꾸릴 계획에 관해 묻는 전화를 받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전화하는 공무원들이 여성들에게 산전 신체 검진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전화에서는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저장성 주민은 공무원들이 두 번째 아이를 낳으면 지역 여성들에게 10만 위안(약 2000만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영 미디어들은 출산 장려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관영 인민일보는 출산이 산모 건강에 좋으며 심지어 암을 예방하고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이달에 발행한 간행물에서 대학이 학생들의 연애를 장려하기 위해 '결혼과 사랑 교육 과정'을 개설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대학이 사랑과 결혼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장려하기 위해 사랑 이론과 실제 사례 분석 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공식적인 대책만으로는 젊은이들이 가족을 꾸리도록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젊은 사람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고 있다.
미국 UC어바인의 중국 인구 통계 전문가인 왕펑 교수는 중국 정부의 출산 장려 캠페인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FT에 “특히 젊은 여성들은 아이를 낳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면 높은 생활비뿐 아니라 심각한 직업적 불이익도 겪게 된다”며 "중국 정부가 중국 역사상 가장 교육받은 세대에 속하는 오늘날의 젊은 여성과 남성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