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최형우·류현진·김태군·구자욱…‘선행투자’ 빛난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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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 한화 류현진, KIA 김태군, 삼성 구자욱(왼쪽부터 순서대로)

KBO리그 구단과 선수는 매년 연봉 계약을 갱신한다. 1999년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도입되면서 다년계약이 가능해졌다. 현재는 FA가 되기 전에 구단과 장기계약을 하는 사례도 늘었다. 이른바 ‘비(非)FA 장기계약’ 또는 ‘비FA 다년계약’이다. 구단은 선수가 FA 시장으로 나가기 전에 붙잡을 수 있고, 선수는 좀 더 일찍 거액을 손에 쥘 수 있다.

문제는 비FA 장기계약 결과가 대체로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1년 SSG 랜더스는 FA를 1년 앞둔 박종훈·한유섬·문승원과 5년간 각각 65억, 60억, 55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3년간 이들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21, 22년 10승 투수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5년간 90억원)도 지난해와 올해 한 자리 승수에 그쳤다. NC 다이노스 구창모 경우엔 6(+1)년간 최대 132억원에 계약했지만, 부상에 시달리다 군에 입대했다.

비FA 장기계약에 성공 사례는 없을까. 올해 최형우(41·KIA 타이거스)와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선행투자의 가치를 증명했다. 비FA 장기계약도 성공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최형우는 2021년 KIA와 3년간 최대 47억원에 계약했고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이에 KIA는 FA까지 1년 남은 최형우와 올 시즌 전 1(+1)년 최대 22억원에 계약했다. 최형우는 올해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으로 활약했고, 통합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최고령 골든글러브도 손에 쥐었다.

11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류현진은 포스팅으로 미국에 진출해 FA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과 8년 계약하면서 최대 17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금액을 안겼다. 시즌 초반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류현진은 팀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10승 8패)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국내 선수 3위(3.87)다.

KIA 김태군과 삼성 구자욱도 모범 사례다. 2020년 NC와 4년간 최대 13억원에 FA 계약했던 김태군은 삼성을 거쳐 KIA로 트레이드됐다. KIA는 3년간 25억원에 김태군과 비FA 다년계약을 했다. 김태군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022시즌 직전 삼성과 5년간 120억원에 계약한 구자욱은 지난해 타율 0.336, 11홈런, 올해 개인 최고 성적인 타율 0.343, 33홈런을 기록했다. 4년 전 FA를 1년 앞둔 29살 구자욱에 대한 삼성의 선행투자는 대성공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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