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엔진 2개 다 고장, 랜딩기어 수동조작 시간 부족했을 것"

본문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 사고와 관련 사고 영상을 본 현직 조종사들은 엔진 2개가 모두 고장 나 기장이 랜딩기어(착륙 장치)를 작동하는 데 실패하고 동체 착륙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현직 기장 A 씨는“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항공기 오른쪽 엔진뿐 아니라 왼쪽 엔진에도 미세한 연기가 나고 있어 두 개 엔진 모두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잉사의 항공기의 경우 엔진 두 개가 모두 고장나면 APU(보조동력장치)가 작동되기 전까지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왼쪽 엔진에도 조류가 빨려 들어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엔진이 고장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7354639541689.jpg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여객기가 착륙중 추락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사고 현장 모습. 김경록 기자 / 2024.12.29

항공기 내 모든 전자기기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엔진이 고장 나면 항공기 속도를 줄이거나 랜딩기어 등을 자동으로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때 조종사들은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리려고 시도하는데, 보통 랜딩기어 1개를 수동으로 내리는 데 30초 가량 필요하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사고 영상에 나타난) 착륙 속도를 보면 기장이 양쪽 엔진을 컨트롤하기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 같고, 1차 착륙 뒤 활주로 변경 조치는 두 엔진 모두 제어하기 어려울 때 내리는 조치”며 “그런데 조종사가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조종사가 상공에서 국제 조난신호(메이데이) 선언 후 2분만에 바로 동체 착륙했고, 이후 3분 만에 활주로 외벽과 충돌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사고 브리핑에서 “(관제탑의) 조류충돌 경보 1분 뒤 조종사가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선언했고, 메이데이 선언 2분 후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2분 안에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모두 내렸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39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