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수처, 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윤 내란수괴’ 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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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이 청구되기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의 위치 확인을 위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대한 수색영장도 함께 청구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25일에 이어 29일 오전 10시였던 3차 소환에도 불응했다. 그러자 공수처는 30일 0시에 곧장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는 영장에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적시하면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와 계엄 선포를 사전 모의하고, 내란 임무를 지시·하달했다는 혐의를 담았다.
오동운 처장이 체포영장 청구를 결심한 건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는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불출석 사유서조차 내지 않은 채 거듭 소환에 불응하는 등 수사 협조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수사팀 내에선 “출석요구서 송달 거부 역시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란 말도 나왔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공수처는 곧바로 윤 대통령 신병을 확보해 최장 48시간 동안 강제 조사를 할 수 있다. 이 기간에 계엄 사전 모의, 국회·선관위 장악 및 정치인 체포 지시 등에 관한 진술을 받은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법원이 구속영장도 발부할 경우 공수처는 10일 이내 수사를 매듭짓고 사건을 검찰로 이첩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기간은 최장 20일(체포기간 포함)이지만, 공수처는 내란죄 기소권이 없어 기소할 수 있는 검찰과 구속 기간을 나눠 써야 하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지난 28일 검찰로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진술조서를 받았지만 그 외 방첩·수방·특전사령관 등 검찰이 구속한 핵심 피의자 관련 진술과 증거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3차 소환 통보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다가 체포영장이 청구된 이날에야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의견서를 내고 “법리적으로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체포영장은 기각돼야 한다. 체포영장 청구의 요건으로 비춰봐도 범죄 혐의의 어떤 상당성이나 소환 불응이라는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대통령실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려다 경호처의 저지로 대통령실 진입에 실패한 바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압수수색과 달리 체포영장 거부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어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한다”며 “물리적 충돌이 없다 해도 관저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것만으로도 현행범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공수처·국방부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겐 두 번째, 정진석 대통령실비서실장은 처음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공조본은 두 사람을 포함, 45명을 이번 계엄 사건 관련 피의자로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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