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도화향수' 파는 MZ 무당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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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팔로어 3만8000명의 5년 차 무속인 노슬비(26)씨는 무속 일 외에도 ‘도화 향수’, ‘철금오행부적’ 등 액세서리도 판다. 지난달에는 수능 수험생용 ‘학업 부적’ 파일이 업로드 돼 인기를 끌었다. MZ 세대의 취향에 맞춘 무속 비즈니스다.
이 밖에도 그의 계정엔 웹툰 형식의 ‘무당탕탕 일상 이야기’, ‘도화살과 홍염살’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무속 콘텐트가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여느 20대처럼 패션과 여행을 소재로 한 사진도 상당수라 팔로어들도 친근하게 여긴다. 지난 27일 전화로 그를 만났다.
- 무속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최근 부쩍 실감이 된다. 인스타·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무속인이 많아져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돼서 아닐까. 나부터가 신당 홍보도 필요하고, 손님과 접점을 늘릴 생각에 인스타를 개설했다. 요즘엔 인스타 DM으로 예약 문의하는 이들도 많다.
- 어떤 손님들이 찾아오나
-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다. 시험 앞둔 취업준비생처럼 시간이 없고 답이 급한 사람들은 전화 상담을 하고 일부 카톡 상담을 의뢰하기도 한다. 그래도 직접 보는 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는지 방문 상담이 가장 많다. 와서 묻는 건 대체로 비슷하다. 시험, 인간관계, 이성 문제, 가족 간 돈 문제…. ‘나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고 찾아오시는 분도 많은데,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린다. 더 안 좋은 상황도 헤쳐나가는 사람이 많다고.
- 점괘가 안 좋을 땐 어떤 조언을 하나.
- 운이 좀 약하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점괘가 좋아도 단정적으로 “된다”고 하지 않는다. “운이 들어왔으니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 마지막까지 애써야 한다”고 말하는 편이다. “너무 점에 의지하지 말라”고 말할 때도 있다. 사람들은 무당에게 앞날을 맞추는 것을 기대하지만, 맞춘다고 인생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 정치 스캔들로 무속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다.
- 정치인들이 무속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건 나도 좋게 보지 않는다. 무속인은 ‘이렇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 ‘열심히 해보라’ 북돋는 데서 그쳐야지, 그 이상을 욕심내면 안 된다. 신도 간섭하지 않는데, 어떻게 무속인이 그 이상 간섭을 하나. 그렇게 점에 의존할 거면 아예 무당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된다. 무속인의 역할은 힘을 낼 수 있게 찔러주는 것,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무조건 된다’는 건 사이비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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