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볼 영화가 없었다고? 신인감독 일탈은 볼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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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영화가 없다’던 지난 한해 극장가. 이렇게 호평 받은 작품들도 있었다. “극장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답해준다”(백재호 영화감독)고 칭찬 받는 ‘장손’이다. 또 오컬트 코미디 ‘핸섬 가이즈’는 “영화 정서는 B급, 감독 역량은 A급”(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으로 평가받는다.
개봉관 수는 적었지만, “이미 완성형”(김혜선 웹매거진 한국영화 편집장)이란 감탄을 자아낸 숨은 데뷔작 5편을 꼽았다. 영화감독, 평론가, 제작자, 프로그래머 등 영화인 15인이 2024년(개봉 기준) 놓치기 아까운 데뷔작 3편씩을 투표해 득표순으로 정리했다. 새해에도 한국 영화에 새 바람을 일으킬 감독들의 작품이다.
◆1위 ‘장손’(오정민 감독)=압도적 1위는 지난 추석 연휴 “우리 집 얘기 같다”며 화제에 오른 ‘장손’이다. 대구 시골에서 두부공장을 하는 김씨 3대의 얽히고설킨 70년 가족사를 수려한 한옥 풍광에 담았다. 조부 세대와 작별하는 7분가량 롱테이크 엔딩신, 제사·장례식 등 전통제례 장면은 요즘 상업영화에선 보기 드문 미학을 성취한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KBS독립영화상·CGK촬영상·오로라미디어상)을 수상했다.
◆2위 ‘핸섬가이즈’(남동협 감독)=올여름 177만 컬트 관객을 사로잡은 ‘핸섬가이즈’가 2위에 올랐다. 험악한 외모 탓에 원치 않게 사망 사건에 휘말리는 두 목수(이성민·이희준)의 소동극에 악령 씐 집이라는 오컬트 요소를 가미했다. 캐나다 영화가 원작이지만, “한국적 요소를 기막히게 리믹스”(김혜선)해 “토착화에 성공적”(강성률 영화 평론가)이란 평가다.
◆3위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김다민 감독)=조기 입시교육에 지친 11살 동춘(박나은)에게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막걸리가 페르시아어 모스부호로 말을 걸어온다.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는 “창의력으로 전진하는 영화”라며 “신인감독에게 바라는 건 이런 종류의 일탈”이라 평했다.
◆4위 ‘미망’(김태양 감독)=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과거 연인을 재회한 남녀의 낮과 밤을 수년에 걸쳐 좇는 로드무비다. “삶과 이별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가 깊이를 더하는 영화”(허남웅 영화 평론가)다. 토론토국제영화제 넷팩 심사위원 특별언급, 우디네 극동영화제 신인감독상 등을 받았다.
◆5위 ‘딸에 대하여’(이미랑 감독)=혼자 사는 요양보호사 엄마, 동성애자 딸 커플, 존경받는 자선업가였던 치매 노파를 통해 “묵직하고 뚝심 있게 소수자·노인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리얼리즘 수작”(정민아 영화 평론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추천 영화인 (가나다 순)
강성률(영화 평론가) 김세윤(MBC 라디오 ‘FM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 작가) 김형석(영화 저널리스트) 김혜선(웹매거진 한국영화 편집장) 모은영(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백재호(영화감독,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안소현(인디스페이스 국장) 이동하(영화사레드피터 대표, 한국영화제작자협회 대표) 이상용(영화 평론가) 이은선(영화 저널리스트) 이화정(영화 저널리스트) 정민아(영화 평론가)정윤철(영화감독) 주희(엣나인필름 이사) 허남웅(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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