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일동맹에 그림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에 일본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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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불허 결정으로 일본 내에 미·일동맹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5일 사설을 통해 동맹국인 일본 기업의 인수 계획을 미국 대통령이 저지한 것은 ‘이례적인 사태’라고 지적했다. “미·일 관계에 화근을 남긴 용납하기 어려운 판단”이라는 평가도 보탰다. 지난 3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금지한 데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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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US스틸 전경. AFP=연합뉴스

이 신문은 “전후 함께 협력하며 발전해 온 미·일관계 중요성을 충분히 돌아보지 않은 채 최종 판단에 이른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사를 근거로 미국 정부가 인수 중지를 명령한 것은 8건으로, 이 가운데 7건은 인수 주체가 중국 관련 기업이었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간 동맹국 기업에 대한 제재는 전례가 없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요미우리는 “미·일 철강 업계 대형 재편 좌절은 긴밀한 동맹 관계와 투자 전략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탈(脱)중국 정책과 모순되며, 미국의 이익에도 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의 인수 저지는 모순을 낳을 뿐 아니라 보호주의로 인해 미국 산업기반이 약해질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철강 생산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US스틸의 노후 설비에 27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한 일본제철이 빠지게 되면 US스틸 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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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제철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치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무토 요지(武藤容治) 경제산업상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국가 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이런 판단이 이뤄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한 TV 방송에 출연해 “안전보장상 관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는 필요했다”면서“(일본)정부도 말해야 할 것은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일본제철은 소송을 검토하고 나섰다. 5억6500만 달러(약 83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도 있는 데다, 일본제철로서는 성장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정도로 US스틸 인수가 불가피해서다. 세계 철강 시장 4위인 일본제철이 149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US스틸(세계 24위)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은 지난 2023년 12월의 일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과 겹치며 1901년 설립된 미국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은 US스틸 인수 건은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중지 명령에 따라 일본제철은 CFIUS에 오는 2월 2일까지 인수 계획 포기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일본제철이 인수 포기서를 제출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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