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꿀벌이 좋아하는 나무로…제주에 마라도 3배 크기 숲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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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억마리 이상의 꿀벌이 폐사하는 제주에 밀원수(蜜源樹)를 집중적으로 심은 숲이 조성된다. 밀원수는 진한 향기의 꽃을 피워 벌꿀 채집의 원천이 되는 나무다.
제주도는 6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마을공동목장 유휴토지에 약 84만㎡(25만여평) 규모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30㎡)의 2.8배 규모다. 제주도 관계자는 “밀원수 숲은 지역 꿀벌 감소와 탄소 배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다”고 했다.
올해는 약 45만㎡ 면적에 때죽나무·황칠나무·쉬나무·왕벚나무 등 산림청이 지정한 밀원수 2만여 그루를 심는다. 제주도는 지난해에도 이 지역 약 39만㎡ 숲 부지에 밀원수 2만여 그루를 심었다.
제주도는 대규모 밀원 숲이 조성되면 지역 양봉업과 과수 농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양봉업계에 따르면 기후 등 자연환경 변화 여파로 매년 제주도 내 약 450개 농가에서 1억 마리 이상의 꿀벌이 폐사하고 있다. 꿀벌 활동이 줄어들면 꽃가루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열매가 잘 열리지 않고, 벌꿀 생산량이 감소하는 피해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지역 주민 등과 협의를 거쳐 해당 토지에 밀원수를 심기로 결정했다.
제주도는 밀원 숲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본다. 이번 밀원 숲 조성으로 30년간 매년 269t의 이산화탄소(CO2) 흡수원을 확보하게 된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한국임업진흥원에 ‘탄소상쇄 인증사업’ 인증 등록을 신청했다. 2013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IUCN기념숲(5만㎡)에 이은 두 번째 탄소상쇄 인증사업이다. 이 사업은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림청이 인증하고 한국임업진흥원이 운영한다.
대상지인 수망리 밀원 숲은 올해 타당성 검토와 등록을 거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사업 모니터링, 검·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인증 후에는 30년간 총 8070t의 탄소흡수량을 국내 탄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현 시세 기준(t당 1만6500원) 1억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조림과 도시 숲 조성, 수종 갱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탄소흡수원을 확대 조성하고, 인증사업을 통해 탄소중립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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