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관광도시 부산에 ‘손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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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크리스마스나 12월 31일엔 빈방이 없고, 새해 들어서도 첫째 주까진 객실이 거의 꽉 찹니다. 그 매출로 남은 겨울 비성수기를 버티죠. 그런데 올해는 객실이 절반 정도밖에 안 찼어요.” 부산 원도심권의 300여 객실 규모 4성급 호텔 관계자는 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계엄 이후 불안정한 상황이나, 무안 여객기 참사 애도 분위기를 고려하면 반전이 어려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제주항공 무안 여객기 참사 등 악재 속에 관광도시 부산의 관광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해운대구에 있는 특급호텔들은 “객실 취소 등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호텔 업계에 따르면 이들 중 다수는 기관이나 학회 세미나 등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속을 앓고 있다고 한다.
실제 지난달 부산관광공사가 주요 인바운드 여행사 10곳을 조사했더니 단체관광이나 호텔 행사, 해외 아티스트 공연 등 취소 건수가 20건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식당가나 유원지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금봉달 자갈치수산물종합시장 본부장은 “겨울 대방어 철과 맞물려 매년 성탄이나 신정을 전후한 기간엔 시장 2층 식당 26곳이 꽉 들어찼다. 하지만 올해는 식당별로 손님이 줄어 한산했다”며 “시장 주변 용두산공원이나 송도해수욕장에서 열리던 타종식과 해넘이·해맞이 행사 등이 취소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장군 롯데월드 어드벤처 관계자는 “비수기인 겨울철엔 성탄절부터 이듬해 2월까진 겨울 페스티벌 등을 열어 손님을 모은다. 하지만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된 지난 4일까진 이 페스티벌도 중단했다”며 “이달 말 설 연휴 등이 예정돼있지만, 손님이 많이 들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부산시는 다음 달까지 내수 진작을 골자로 하는 4500억원 규모 ‘민생안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시는 우선 각 기관 업무추진비 일부를 설 명절 이전에 지역 상권에서 먼저 결제하도록 하는 ‘착한 선결제’ 캠페인을 추진한다. 주로 기관 인근 식당·점포 등이 대상이다. 현재까지 이 캠페인에는 40개 기관이 54억원 규모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달 중 정책자금 2000억원을 신속 집행할 계획이다.
지역 화폐 동백전과 연계한 소비 촉진도 추진한다. 다음 달까지 동백전 카드를 이용해 부산에 점포를 둔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한 달 50만원까지 최대 7%를 동백전으로 환급(종전 한 달 30만원, 캐시백 비율 5%)해준다. 동백전 카드로 20만원 이상 쓴 사용자 중 4050명을 추첨해 1인당 정책지원금 3만원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중·저신용 소상공인 자금난 해소를 위해 1800억원 규모의 ‘비타민 플러스’ 자금을 마련해 대출을 지원한다. 경영난에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 재기를 돕는 ‘사업정리 도우미 사업’도 기존 2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 지원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직거래 장터와 착한 가격 업소 확대 등 물가 안정 시책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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