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베트남 부임 8개월만에 우승…김상식의 ‘형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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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가운데)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6일 태국 방콕에서 벌어진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에서 홈팀 태국을 3-2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상식(48·사진)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정상에 섰다. 베트남은 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결승 2차전에서 홈팀 태국을 3-2로 물리쳤다. 지난 2일 홈 1차전을 2-1로 이긴 베트남은 2연승(합계 5-3)으로 우승했다. 베트남은 박항서 전 감독이 이끌던 2018년 이후 7년 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2년 주기인 미쓰비시컵은 동남아 최고 권위의 축구대항전이다. 이번이 15회째다. 참가국(10개)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00~200위로, 엇비슷한 전력의 팀끼리 맞붙다 보니 열기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못지않다. 현지에선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린다. 한국 팬에게도 친근한 건, 스즈키컵(미쓰비시컵 전신) 시절인 2018년에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우승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한국인 감독의 동남아 진출이 봇물 터진 듯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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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지난해 5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부임 8개월 만에 우승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김 감독은 2021년 K리그1 전북 현대를 맡아 그해 정규리그 우승, 2022시즌 정규리그 준우승과 코리아컵(당시 FA컵) 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2023시즌 성적 부진으로 중도에 하차했다.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뒤에 시작은 좋지 않았다. A매치 첫 5경기에서 1승(1무 3패)에 그쳤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 감독에게 4강 이상의 성적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결국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8경기(7승 1무)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무패 우승을 일궜다. 특히 이번 태국과의 결승 맞대결은 김 감독과 이시이 마사타다(일본) 감독의 한·일 사령탑 대결로 주목받았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하혁준 감독의 라오스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김 감독은 솔직한 성품으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형님 리더십’의 소유자다. 자상하면서도 다혈질인 ‘아빠 리더십’의 박항서 전 감독과 닮은꼴이다. 선수 심리를 잘 꿰뚫어 보는 김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 마음도 단시간에 사로잡았다. 또 결승전에선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올 때마다 박 전 감독처럼 불같이 화를 냈다. 우승 확정 직후에는 선수들과 어울려 트위스트 춤을 췄다. 김 감독은 “힘든 경기였지만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K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첫 우승이라 큰 의미가 있다”며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는 베트남의 새로운 시작과 같다”고 말했다.

우승 확정 직후 베트남 전역은 길거리 응원 인파에 우승 자축 인파까지 가세하면서 뜨거운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금성홍기(베트남 국기)를 흔들거나 몸에 감싼 사람들이 “베트남 보딕(우승)” “베트남 챔피언”을 외쳤고,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경적을 울려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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