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조셉 윤, 주한 美대사대리로 온다…전례없는 임시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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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곧 이임할 예정인 가운데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 주재 '대사대리'(Chargé d’Affaires)로 조만간 임명될 전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 임기 종료 직전 '임시 대사'가 부임하는 격으로, 새로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국 주재 대사의 부임에 오랜 기간이 걸리더라도 공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석 아닌 별도 대사대리 등판
미국이 주한 대사의 이임 직후 대사대리를 맡을 인사를 별도로 임명하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한 골드버그 대사는 2년 6개월의 대사 임기를 마친 뒤 출국 예정이다.
통상의 관례를 따른다면 현재 대사관 차석을 맡고 있는 직업 외교관인 일본계 미국인 조이 사쿠라이가 대사대리로서 대사 직무를 대신하게 된다. 차기 대사 임명권은 트럼프가 행사하게 되며, 미국의 특명전권대사는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해서 지명 뒤 부임까지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공관 차석에게 주한 미국 대사관을 맡겨두는 대신 한시적으로나마 대사관을 이끌 새로운 인물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사를 임명할 수는 없지만, 대사대리는 통상적 인사처럼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사가 아니기 때문에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 등도 필요치 않다.
미국은 한국 외 여타 국가에는 '임시 대리 대사'(Chargés d'affaires ad interim)를 종종 파견하곤 했다. 일례로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지한파 캐서린 스티븐스는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4년 6월 주인도 미국 대사관의 임시 대사대리로 발탁됐다. 다만 당시는 미 행정부 교체기가 아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취임 직후였다.
1년 넘기던 '대사 공백' 재현 방지
과거 미 행정부 교체기에 주한 미 대사의 공백기가 길어지는 일이 잦았건 것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앞서 골드버그 대사가 부임하기 전에는 16개월, 직전 대사인 해리 해리스가 부임하기 전에는 18개월이 걸렸다. 탄핵 국면으로 혼란스러운 한국의 상황도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
임시 대사대리가 온다고 해서 대사 공백이 완전히 해소되는 건 아니지만, 외교가에선 윤 전 대표가 외교관으로서 갖는 무게감에 주목한다.
실제로 한국계 미국인인 윤 전 대표는 수년간 주한 미국 대사 하마평에 자주 오르내렸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대표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직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연임, 2017년 6월에는 평양을 찾아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그는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이던 시점인 2018년 2월 "전적으로 내 결정"이라며 돌연 사임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대화파'로 분류되는 윤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방한 중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가 개최한 '한반도 포럼 4월 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 및 취임 시 북·미 협상 전망과 관련 "외교에선 개인적인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북한과 협상을 원할 거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트럼프는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거절한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만으로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상의 무언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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