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8일로 예정됐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제동을 걸었다. 진행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차기 협회장 선출은 무기한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7일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지난달 30일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허 후보는 협회가 선거운영위원장 등 위원 명단을 비밀에 부쳤고, 선거운영위가 지난달 6일에야 개정한 ‘회장선거관리규정’을 공개했으며, 관련 공고도 촉박하게 내 출마를 준비할 수 없게 했다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현재 진행 중인 축구협회장 선거의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다”며 “아울러 선거관리·운영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존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할 경우 그 효력에 관한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법원 결정 직후 축구협회는 “추후 일정이 수립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개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또 입후보 절차부터 다시 시작할 경우 1955년 1월 13일생인 허 후보의 출마 자격을 둘러싼 논란의 소지도 있다. 축구협회 규정상 70세가 넘으면 회장에 출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