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인3색 루키’ 정현우-정우주-박준순 “신인왕 경쟁 궁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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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미안, 신인왕은 내가 탈게.”
각기 다른 매력의 특급 루키들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 다시 돌아오지 않을 기회를 잡겠다는 일념 아래 2006년생 샛별들이 프로야구 신인왕 삼국지의 서막을 연다.
올 시즌 KBO리그 데뷔를 앞둔 정현우(19·키움 히어로즈)와 정우주(19·한화 이글스), 박준순(19·두산 베어스)을 지난 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만났다. 이날 각자의 구단 점퍼를 착용하고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을 경청한 이들은 “지난 마무리캠프를 통해 ‘나도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라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실감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스프링캠프 동안 잘 준비해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왼손 투수 정현우와 오른손 투수 정우주, 내야수 박준순은 고교 시절 내내 최고 유망주 자리를 놓고 다툰 동기들이다. 지난해 9월 열린 202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를 차지한 덕수고 에이스 정현우는 깔끔한 투구폼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인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 볼과 110㎞대 커브와 130㎞ 안팎의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구사할 줄 안다. 전주고를 나온 정우주는 전형적인 파이어볼러다. 타고난 힘에서 나오는 150㎞대 초중반의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른다.
정현우는 “선배들과 운동을 해보니까 그동안의 것들은 다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운동량이 많고, 일정이 빡빡해 체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고 했다. 정우주는 “아직은 자신감이 있다”면서도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바뀌지 않도록 할 것이다. 내가 신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선배님들을 잘 따르면서 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준순은 야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5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신세계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에서 모두 MVP를 수상할 정도로 스타성이 뛰어나다. 박준순은 “2군 숙소에서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데뷔가 다가온 만큼 빨리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웃었다.
정현우와 정우주, 박준순은 지난 3년간 고교야구에서 활약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대만에서 열린 제13회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며 우정이 더욱 돈독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까까머리 고등학생이었던 이들은 몇 뼘씩 자란 머리카락을 서로 쳐다보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만큼 서로의 장단점도 잘 파악하고 있다. 정우주는 정현우를 두고 “수싸움이 정말 뛰어난 투수다. 경기를 운영할 줄 아는 선수가 정현우”라고 치켜세웠다. 반대로 박준순은 “(정)우주는 직구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구는 더 연마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현우는 덕수고 동기생 박준순을 향해 “얼핏 보면 장난기가 많아 보여도 야구할 때만큼은 생각이 깊고 똑똑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최근 프로야구는 문동주와 김도영, 김택연 등 쟁쟁한 샛별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그라운드가 더욱 풍성해졌다.
올 시즌 정현우와 정우주, 박준순이 펼칠 신인왕 경쟁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이들은 “우정은 우정이고, 승부는 승부다. 신인왕은 기회가 단 한 번뿐인 만큼 실전에선 양보하지 않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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