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06년생 야구 루키 3인 “신인왕은 나야 나”

본문

17363497189175.jpg

올해 신인왕을 다툴 키움 정현우, 한화 정우주, 두산 박준순(왼쪽부터)이 프로 데뷔를 앞두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고봉준 기자

“친구야 미안, 신인왕은 내가 탈게.” 저마다 다른 매력의 특급 루키들이 나란히 출발선에 섰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향해 달려나갈 채비를 갖췄다. 주어지는 기회만큼은 꼭 붙잡겠다는 마음으로 2006년생 샛별들이 프로야구 신인왕 경쟁을 시작한다.

KBO리그 데뷔를 앞둔 정현우(19·키움 히어로즈), 정우주(19·한화 이글스), 박준순(19·두산 베어스)을 지난 7일 만났다. 이들은 구단 점퍼를 입고 대전에서 열린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강의가 끝난 뒤 세 사람은 “마무리캠프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는 사실을 조금이나마 실감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잘 준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왼손 투수 정현우와 오른손 투수 정우주, 내야수 박준순은 고교 시절 내내 최고 자리를 놓고 다퉜다. 지난해 9월 열린 202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는 덕수고 에이스 정현우가 차지했다. 그는 깔끔한 투구폼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인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 볼과 110㎞대 커브, 130㎞ 안팎의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정현우는 “선배들과 운동해보니 기존 것들은 다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량이 많고 일정이 빡빡해 체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전주고 출신 정우주는 전형적인 파이어볼러다. 타고난 힘으로 시속 150㎞대 묵직한 직구를 던져 타자를 상대한다. 정우주는 “아직은 자신감이 있는데,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바뀌지 않도록 잘해야 한다. 신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선배님들을 잘 따르면서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순은 야수 중 가장 빠른 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신세계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에서 연거푸 최우수선수(MVP)에 뽑힐 만큼 스타성이 있다. 박준순은 “2군 숙소에서 맛있는 밥을 먹으면서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데뷔가 다가온 만큼 빨리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웃었다.

17363497190838.jpg

김주원 기자

세 사람은 3년간 고교 무대를 누비며 서로 경쟁하고 우정도 쌓았다. 지난해 9월 대만에서 열린 제13회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힘을 모았다. 지난해까지 운동선수 특유의 까까머리였던 이들은 어느새 몇 뼘씩 자란 머리카락을 서로 쳐다보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3년간 투수와 타자로, 또는 맞대결 투수로 만나면서 서로의 장단점도 잘 안다. 정우주는 정현우를 두고 “수 싸움이 정말 뛰어난 투수다. 경기를 운영할 줄 아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박준순은 “(정)우주는 직구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구는 더 연마해야 한다”고 견제의 한마디를 날렸다. 정현우는 덕수고 동기인 박준순을 향해 “얼핏 보면 장난기가 많은데, 야구 할 때만큼은 생각이 깊고 똑똑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는 문동주, 김도영, 김택연 등 쟁쟁한 신인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올 시즌에는 정현우와 정우주, 박준순이 그 뒤를 이어 신인왕 경쟁을 펼치게 된다. 그만큼 이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 세 사람은 “우정은 우정이고, 승부는 승부”라며 “평생 한 번인 신인왕 타이틀을 향해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당차게 출사표를 올렸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71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