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협 새 회장 선출…의료계 “이제 ‘탕핑’ 말고 대화” 정부 "빨리 만나자"

본문

17364073142501.jpg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김택우 후보가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당선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의료계 유일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이 당선되면서 김 회장 등 의협 새 집행부가 내놓을 ‘의정갈등 해법’에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초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의대 증원 저지에 앞장선 만큼 강성으로 꼽히지만, ‘대화와 협상’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라 정부와 본격적인 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탕핑 안 돼” “정부와 대화하라”

9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8일) 오후 6시 종료된 제43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 결선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2만8167표 가운데 1만7007표(60.38%)를 얻으며 당선이 확정됐다. 김 회장 임기는 임현택 전 회장 임기인 2027년 4월 30일까지 약 2년 4개월이다.

의료계에선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을 해소하는 데 있어 김 회장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직 전공의 A씨는 “군 미필 사직 전공의들의 불안이 큰 상황”이라며 “의무사관후보생 입영 대상자에 대한 역종 분류가 이뤄지는 2월 중순 이전에 손상된 협상안이라도 의료계가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수련기관에서 퇴직한 전공의(의무사관후보생)는 병역법에 따라 군의관·공중보건의와 같은 입영 대상자가 된다. 병원에 복귀하고 싶어도 오는 3월이면 입대해야 하는 이들이 생긴다. A씨는 “지난해처럼 협상을 거부하는 ‘탕핑(躺平·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음)’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7364073143961.jpg

지난해 2월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김택우 당시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 회장은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선출되는 덴 사태 해결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의 지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 의협 회원은 “의료계가 사실상 박 위원장을 재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협은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와 같은 내용이 담긴 이른바 대정부 ‘7대 요구안’을 복귀 조건으로 여전히 내세우고 있어 새 집행부가 이전처럼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한번 뵀으면 한다. 곧 설”이라며 최 대행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박 위원장이 정부나 여당 측에 대화를 먼저 제안한 건 처음이다.

17364073145457.jpg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계 내부에선 의협의 새 집행부가 지난해 집행부처럼 정부와 소통을 전면 거부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5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단계인 상황인 데다 정부는 다음 달이면 의대 등 2026학년도 대학별 모집 정원을 확정한다.

전공의·의대생 복귀 방안이나 곧 2차 실행방안이 발표될 정부의 의료개혁 등도 당면 과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정책 중단만 무작정 요구하고 정부와 대화를 안 한다면 의료계는 더욱 고립되고, 정부는 정부대로 정책을 진행할 텐데 그것이야말로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전날 김 회장은 당선 전 중앙일보과 통화에서 “24·25학번에 대한 정부의 교육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2026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며 “대화와 협상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김 회장이) 조건을 내세우기보다는 하루속히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의협 집행부에 합류 예정인 한 의료계 인사는 “무조건 강성 (투쟁)을 외치지 않는다. 전공의들과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77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