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79명, 가족 품 영원히 떠난 날 무안엔 창백한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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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 12일째인 9일 사고 현장인 무안국제공항에 눈이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11일 만에 희생자 179명이 모두 영면에 들었다.

9일 사고수습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주에서 열린 참사 희생자 2명의 발인을 끝으로 광주와 전남, 서울,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치러진 장례 절차가 모두 종료됐다.

희생자들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유족에게 인도돼 사고 11일 만에 희생자 179명이 모두 영면에 들었다. 지난 3일 10명을 비롯해 ▶4일 12명 ▶5일 22명 ▶6일 37명 ▶7일 80명 ▶8일 16명 ▶9일 2명이 가족의 품을 떠났다.

장례를 마친 유가족들은 오는 11일 무안공항에 모여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다. 오는 18일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합동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20일까지 유가족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해 후속 대책을 마련한다.

수습당국은 현장에서 수거된 유류품 1219점 중 345점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소유자가 확인된 유류품 394점 외에도 유가족 확인을 거쳐 나머지 유류품도 돌려줄 방침이다. 유족들은 오는 10일까지 유류품 보관소를 오가는 버스를 타고 유류품을 확인할 수 있다.

무안공항 주차장에 세워진 희생자들의 차량도 유족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차량 인계 신청이 접수된 19대의 차량 중 16대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당국은 이날까지 희생자 가족 9세대가 돌아온 무안공항 내 임시 텐트(쉘터)에 대한 방역과 소독 작업을 완료했다. 또 장례를 치른 유가족이 앞으로 더 많이 돌아올 것을 대비해 공항 청사 2층에 쉘터 110여개를 준비해둔 상태다. 경찰은 24시간 쉘터를 순찰하며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1층 편의점 주류 판매도 당분간 제한할 방침이다.

희생자 모두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됐지만, 참사를 둘러싼 악성 글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참사 희생자나 유족을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악성 게시글과 댓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원칙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까지 온라인 내 악성 게시글 등 163건을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158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이중 39건을 집행하고, 피의자 13명을 특정했다.

경찰은 보상금·해외여행 등과 관련된 유가족 비방과 고인 능욕, 허위사실 유포 행위 등을 근절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악성 글 내용으로는 ‘유가족만 횡재했네’ ‘추모를 왜 해’ ‘보상금 받았잖아’ ‘보상금 수십억원 솔직히 좋잖아’ 등이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A씨(30대)는 지난달 31일 ‘디시인사이드’에 ‘(참사는) 기장의 영웅 놀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숨진 기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에 대해 조사 중이다. A씨는 경찰에서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무심결에 글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광주변호사회 김정호 무안 제주항공 참사 왜곡대응팀장은 “비방글을 삭제해도 이를 온라인상에서 퍼 나르는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참사라는 사안의 엄중함과 모방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을 통해 그릇된 행태를 바로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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