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젠슨 황 "다음 먹거리는 피지컬 AI" 삼성·LG·SK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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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래 먹거리로 ‘피지컬(Physical, 물리적) AI’를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도 발 빠르게 비전을 제시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시장 선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황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AI의 다음 개척 분야는 피지컬 AI”라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AI다.

황 CEO는 이번에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하며 현실을 복제한 가상공간 ‘디지털 트윈’에서 로봇을 학습시켜 AI 로봇 개발이 부딪힌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는 AI 로봇이 어느 정도 강도로 물건을 쥐어야 할지 알려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테스트가 필요한데, 전 세계 AI 로봇 개발사들이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를 활용해 개발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겠단 의미다.

젠슨 황 만난 최태원 “피지컬 AI 협업하기로”

AI 칩 절대 강자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청사진 제시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SK그룹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황 CEO와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며 “(젠슨 황이) 최근 발표한 코스모스 플랫폼을 앞으로도 같이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양 사의 동맹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피지컬 AI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피지컬 AI 구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고성능 메모리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는 벤더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로봇 시장은 784억 달러(약 114조원)에서 2029년 1652억 달러(240조원) 수준까지 커질 전망이다.

삼성·LG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청사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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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인 7일 오전(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 엔비디아 전시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 보다 속도전을 내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784억 달러(약 114조원)에서 2029년 1652억 달러(240조원) 수준까지 커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삼성전자가 로봇 분야에 대해 그다지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리도 투자해서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 연구진이 설립한 기업이다. 또 한 부회장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한 부회장은 “기술이 쌓이고 나면 휴머노이드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가정용 휴머노이드에 대한 선점 의지를 보였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사업은 확실한 미래(certain future)라고 생각해 준비하고 있고 베어로보틱스 추가 지분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이란 영역이 메이저 무대라서 가사 휴머노이드, 가사 로봇 등 콘셉트를 가지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가 가정용으로 본격 보급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예측했다. 이후 꾸준히 수요가 늘어 2040년 800만대, 2050년 63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봤다.

韓, 미국·중국 따라가는 후발 주자

다만 업계에선 이미 앞서 나가고 있는 미국·중국과 비교해 한국 기업들이 뒤처졌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소개한 십여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한국 제품은 없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E-아틀라스’ ▶애질리티로보틱스 ‘디지트’ ▶피규어 ‘피규어 02’ 등 미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로봇과 ▶유니트리 ‘H1’ ▶샤오펑 ‘아이언’ ▶갤봇 ‘G1’ 등 중국 업체가 개발한 로봇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은 자동화 로봇 등 단순 제어 중심으로 기술을 발전시켰다. 좀 더 정밀한 공정이 필요한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 개발에선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며 “그간 투자도 많이 하지 않았고 시장 크기도 적었던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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