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엔비디아가 픽했다"…TSMC 이을 대박 후보, 죄다 대만 기업 [CE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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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혁명을 선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TSMC에 이은 또 다른 ‘AI 슈퍼스타’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는 수요가 폭발하는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물량을 사실상 독점해 독보적인 공급망 강자로 자리 잡았다.

업계의 관심은 이번에도 ‘대만 기업’에 몰리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선 이미 설계나 제작, 공급 등 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머물던 대만 IT 업체들이 전면에 나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와중에 황 CEO가 핵심 파트너로 대만 기업을 콕 집은 것이다.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만이 ‘부품 공급국’ 이상의 주요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콕 집은 ‘미디어텍’…TSMC 이을 AI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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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에서 개인용 AI 수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를 소개했다. 이희권 기자

가장 유력한 후보는 대만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미디어텍’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CES 기조연설에서 황 CEO는 ‘AI 대중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미디어텍을 언급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자리에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를 공개한 그는 “미디어텍과 공동작업해 일급비밀 칩 CPU(중앙처리장치)를 만들어 생산 중이다”고 말했다.

손바닥 크기의 이 초소형 컴퓨터에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블랙웰 GPU’와 ‘그레이스 CPU’가 결합된 통합 칩셋 ‘GB(그레이스·블랙웰)10’이 탑재됐다. 미디어텍은 CPU를 공동개발했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GPU와 이를 조율하는 CPU의 유기적 결합이 AI 컴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만큼 미디어텍이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미디어텍의 기술력이 입증됐다는 시각도 있다. 1997년에 설립된 미디어텍은 과거 삼성전자에 중저가 모뎀칩을 공급하는 등 보급형 모바일 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시장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성능 AP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왔다. 황 CEO는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 설계 리더인 미디어텍과 협력해 동급 최고 전력 효율성과 성능, 연결성 확보에 기여했다”고 미디어텍을 추켜세웠다.

‘변방 부품사’서 CES 주류 올라선 대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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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컴퓨터 부품 업체 기가바이트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자사의 AI 컴퓨팅 솔루션 제품을 선보인 'AI 컴퓨팅 부스'의 모습. 사진 기가바이트

올해 CES에선 AI 시장을 선점하고자 전면에 나선 대만 부품 업체들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PC 메인보드 제조사인 ‘기가바이트’는 AI 컴퓨팅 부스를 별도로 마련해 자사가 개발한 AI 전용 서버와 냉각 시스템 등 AI 관련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PC에 탑재되는 오디오칩셋 제조사로 잘 알려진 ‘리얼텍’도 AI 스마트 안경과 스마트 TV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리얼텍은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음성 명령의 정확성과 처리 속도 향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미디어텍·엔비디아 ‘AI 동맹’에 웃음 짓는 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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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터 하드웨어 박람회 '컴퓨텍스 2024'. 이희권 기자

미디어텍 등 대만 기업들이 AI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설 경우 CPU 시장에선 Arm 진영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CPU의 설계 방식은 크게 x86과 Arm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그간 PC 시장에서는 미국의 인텔이 주도하는 x86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AP는 저전력에 강점을 지닌 Arm이 시장을 독식했지만, 여전히 PC는 성능에 우위를 둔 x86 설계 방식의 CPU가 8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를 주축으로 개인용 AI 컴퓨터가 보급된다면 Arm 기반 CPU의 영향력도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버기 Arm 클라이언트 사업부 수석부사장은 8일(현지시간) CES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엔비디아·미디어텍과 같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들이 모두 Arm의 파트너”라면서 “사람들이 이제 저전력 PC의 가치와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만큼 Arm의 역할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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