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타이거 우즈의 TGL 성공할까...빠른 리듬 좋지만 개선할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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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만든 시뮬레이터 골프리그 TGL이 8일(한국시간) 개막전을 치렀다. 더 베이 골프클럽이 우승 후보 뉴욕 골프클럽에 9-2로 압승했다. 사실 결과보다 어떻게 진행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미국 매체들은 성공적이라고 봤다. 골프 다이제스트는 “에너지 넘치게 데뷔했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경기장과 음악·조명·카메라 워크 등이 볼 만했다는 거다. ‘시끄러운 골프’를 표방한 LIV 골프보다 훨씬 낫다는 보도가 주류였다.
우즈와 함께 TGL을 공동 창립한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해 9월 라이더컵 승리 이후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우즈와 매킬로이의 응원 장면이 화면에 잡히고, 힙합 작곡가 DJ 칼리드 등의 인터뷰도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은 몸에 마이크를 부착하고 경기했다. 실내라서 연극무대 같은 느낌도 났다. 경기 스피드가 빨랐다. 샷 클록(샷 하는 시간을 재는 시계)을 설치했고, 10초가 남으면 관중이 카운트다운해 박진감도 들었다. 샷마다 환호와 탄식, 응원이 쏟아졌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시속 185마일(298㎞) 이상의 볼 스피드로 화산 지대나 그랜드캐니언 등 가상코스의 300야드가 넘는 계곡을 넘겨 티샷하는 장면은 게임처럼 느껴졌다. 홀 점수를 두 배로 만드는 게임 요소(‘해머’)까지 들어가 더욱 그랬다. 선수들의 개성도 엿볼 수 있었다. 잰더 쇼플리는 상대 팀 윈덤 클라크가 퍼트하기 전 퍼트 라인 읽어주는 시늉을 했다. 일종의 교란작전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리키 파울러도 상대가 퍼트할 때 깃대를 던지는 등 짓궂은 장난을 쳤다.
홍영학 텐서 골프 퍼팅 교육 디렉터는 “그린도 전반적으로 괜찮아 보였다. 롱게임 샷은 그린에 잘 서고 그린에서도 볼이 경사 따라 정교하게 구르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개선할 점도 있었다. 소셜미디어 X 등에는 “우즈와 매킬로이가 개막전에 나왔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윤영호 골프 칼럼니스트는 “여섯 명이 오가면서 번잡해 보였고, 소속감이 안 느껴지는 팀 조합이었다”고 지적했다. “너무 시끄러워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팬의 평가도 있었다.
인조잔디는 천연잔디보다 공이 떠 있어서 선수들이 칩샷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린 주위에서 실수가 연거푸 나와 대충 경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린이 단조로웠는데, 회전시키거나 경사를 바꿔도 하나의 그린으로 변화를 주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롱게임은 실제 지형과 달리 편평한 스탠스와 완벽한 라이에서 치는데, 최고 선수들에겐 너무 쉬웠다. 바람의 영향이 없거나 표시되지 않는 것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40초 이내에 샷을 해야 하는 건 좋지만, 선수들이 웃고 떠드는 시간까지 빼앗아 개성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경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0번 홀에서 7-1로 벌어져 승부가 갈렸는데도 경기를 계속하다 보니 맥이 빠졌다. 리드한 팀이 점수를 지키려 해머를 쓰지 않아 박진감이 떨어졌다. 소셜미디어에선 “가상 골프장보다 골퍼들이 동경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같은 실제 골프코스를 쓰는 게 낫다”는 제안도 나왔다. 공을 친 후 화면 반응이 느리고, TV로 봤을 때 코스 그래픽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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