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당연한 생리현상인데 '아침 돌연사' 주범, 이럴땐 일기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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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심혈관 건강 주의보

혈압, 아침 기상 후 갑자기 솟구쳐
규칙적 수면 유지, 스트레스 관리
진료 후 항고혈압제 복용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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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아침은 심혈관 질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는 말이 있다. 기상 후 2~3시간 동안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아침 혈압 상승(Morning Surge·모닝 서지)’때문이다. 이는 뇌졸중·심장마비 등과 같은 심뇌혈관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겨울은 차가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해 혈압 상승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계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심각한 심뇌혈관 사건을 예방하려면 시간적·환경적 변화에 따른 자신의 혈압 변화를 인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침 혈압 상승은 수면 중 안정적이던 혈압이 아침 기상 후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말 그대로 혈압이 갑자기 솟구친다는 얘기다. 혈압은 보통 낮 동안에 안정된 패턴을 보이다가 수면 중에 낮아지고, 아침에 기상하면서 올라간다.

아침에 혈압이 상승하는 원인 중 하나는 생체 리듬의 변화다. 아침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교감신경계 활동이 증가하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코르티솔은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호르몬으로, 스트레스 등의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데, 그 과정에서 혈압을 높인다.

12~2월 혈압 관련 사망 10~25% 많아

이는 건강한 사람에겐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이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돌연사가 아침에 잘 발생하는 것도 아침 혈압 상승과 관련이 깊다.

그 치명성은 데이터로 잘 드러난다. 202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심장 질환은 전체 사망의 9.9%를 차지한다. 이는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실제로 12월부터 2월 사이에는 기온이 낮아져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이 다른 달에 비해 10~25% 많은 것으로 보고된다.

그렇다면 이런 혈압 상승 위험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 대한고혈압학회는 아침 혈압 상승이 뇌졸중·심장마비 같은 심혈관 사건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인식 아래 가정 혈압 기록과 더불어 24시간 혈압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아침 혈압 상승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혈압 패턴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정 혈압 일기는 아침 기상 직후와 저녁에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꾸준히 기록하면 자신의 혈압 변화 패턴을 파악하고 이상 현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혈압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인 측정과 기록이 더 필요하다.

가정 혈압 일기·24시간 혈압 모니터링 도움

24시간 혈압 모니터링은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로, 하루 동안의 혈압 변화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아침 혈압 상승을 포함한 혈압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개인별 맞춤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엔 휴대와 사용이 간편한 스마트 반지형 혈압계가 병의원에서 사용되거나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기존의 24시간 활동혈압 측정 장비보다 착용이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해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일상생활은 물론 자가 측정이 어려운 수면 혈압까지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어 야간 고혈압 진단 및 혈압약 복용 시간 조정 등 보다 효율적인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수면 중 고혈압 노출은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을 지속시켜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수면 중 혈압 상승은 수면무호흡과 같은 수면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뇌와 심장 손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침 혈압 상승과 더불어 수면 중 혈압 변화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침 혈압 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우선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시간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가급적 저염 식단을 유지하되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아침 혈압 상승을 조절할 수 있는 장시간 작용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체온을 유지해 혈압이 급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심장혈관센터) 김광일 교수는 “모닝 서지는 단순한 아침 혈압 상승 이상의 심각성을 지닌다. 특히 겨울철에는 혈압 관리를 통해 뇌졸중·뇌출혈 등 사망률이 높은 중증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며 “가정에서의 혈압 기록과 함께 24시간 동안의 혈압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면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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