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국이 원조? 尹적尹, 李적李, 權적權…귀신같이 말바꾸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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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 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경상북도 선대위 출범식에서 한 말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에 연루 의혹을 받던 경쟁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떳떳하면 수사를 받아 결백을 증명하면 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었다.
그렇게 당선증을 거머쥐었지만,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특검을 가장 많이 거부한 대통령이 됐다. 모두 7차례다. 지난해 1월 대장동·50억 클럽 특검법을 시작으로, 김건희 특검법과 순직 해병 특검법에 각각 3차례씩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선 기간 국민의힘이 내걸었던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선거가 끝난 뒤로는 민주당이 즐겨 쓰고 있다.
최근 민주당이 “내로남불” 비판의 새로운 타깃 삼은 인물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탄핵소추위원단장(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며 했던 발언이 8년 만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국회 측 탄핵 대리인단이 지난 3일 헌법 위반에 대해서만 다투겠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철회해 논란이 일자, 권 원내대표는 “내란죄를 빼면 탄핵소추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권 원내대표가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유를 변경하며 “공소장 변경과 같다”고 설명한 점을 들어 반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권 원내대표의 당시 발언 영상을 재생하며 “우리 당에 입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9일 ‘국민의힘 탄핵심판 논란 토론회’에서 “박근혜 탄핵 때는 국정농단 행위는 다 살려 놨고, 뇌물수수죄만 제외해 기본 사실관계가 80% 동일하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경우) 내란죄를 제외하면 소추문에서 80%를 제외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말 바꾸기로 곤욕을 치르는 건 매한가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선거제 개혁,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숱하게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왔다고 비판한다.
2022년 대선에서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 금지’를 공약했던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어 171석 쾌거를 이뤘다. 병립형, 연동형, 위성정당 창당 여부를 두고 한참 주저하다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2023년 11월 28일)이냐며 방향을 홱 돌렸다.
지난해 12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는 과정도 지난했다. 대선 후보 시절 이 대표는 “미뤄야 할 합리적 근거를 만들지 못하면 정책 일관성이 없다”며 금투세 시행 쪽에 섰지만 지난해 7월 불쑥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유예론을 꺼냈다. 지난해 9월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보완 시행”을 검토해보자고 했다가, 결국 주식투자자들의 원성을 못 이겨 같은 해 12월 폐지를 결정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이재명은 진보, 보수도 아닌 실용주의다. 당시 상황에 맞는 최상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중진 의원은 “민주당의 정책적 가치와 일관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자신과의 싸움의 원조 격으로 꼽히는 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다. 과거 SNS에 낸 입장에 한동안 발목이 잡혔던 그를 두고,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신조어도 나올 정도였다.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했으나, 정작 조 전 대표 자녀는 특목고 유학반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가 그의 진정성에 의심을 제기했다. “장학금 기준을 성적이 아닌 경제 상태로 옮기자”는 주장 또한, 추후 그의 자녀가 낙제에도 수년간 장학금을 독차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조 전 대표의 딸 조민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시절 노환중 부산대 의료원장에게 받은 ‘장학금’ 600만원은 법원에서 조 전 대표가 받은 불법 금품(부정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최종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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