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괴롭힘 당했어" 하자 "엄마한테 말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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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쿨!”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기계에 음료 캔 모양의 포드(pod)를 넣고 2분 정도 기다리니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흥미롭고 멋지단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 제품은 ‘시그마 페이스’가 선보인 아이스크림 제조기 ‘콜드스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포드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냉동·냉장 보관할 필요 없다”라며 “간단하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다”라고 했다. 단백질 셰이크, 스무디 등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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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페이스'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걸 시연하고 있다. 사진 황수연 기자

주방에 들어온 혁신

올해 CES에서는 주방을 혁신할만한 ‘푸드테크’ 제품과 서비스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포브스는 “AI(인공지능)가 내장되면서 스마트쿠킹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스타트업 ‘이굴루’는 재료 키트를 물과 함께 기계에 넣은 뒤 RFID(전자태그)를 스캔하면 양조를 시작하는 수제맥주 제조기를 전시했다. 한 관람객은 시음해보더니 “평소에 맥주를 잘 안 마시는데 이건 정말 맛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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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인'의 휴대용 커피 머신기. 사진 황수연 기자

‘브리스크잇’의 야외 그릴엔 생성 AI가 적용돼 있다. 냉장고의 식재료 정보를 주면 레시피를 추천하고 뚝딱 조리한다. 알아서 온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별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 업체 델피 주노 씨는 “바비큐의 대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품”이라며 “사용자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아가리 키친’의 스마트 오븐은 AI로 음식을 인식한 뒤, 증기와 압력으로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요리를 만들어낸다.‘셰프 아이큐’의 밥솥은 AI는 없지만 고기 종류와 냉동 상태, 무게 등을 입력하면 1000가지 레시피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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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굴루' 관계자가 수제 맥주 제조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황수연 기자

스마트 모이통 ‘펫테크’

이번에 CES 혁신상에 새롭게 추가된 ‘펫테크’ 부문서 주목받은 것 중 하나가 ‘버드파이 피더’(birdfy feeder)다. 먹이통과 카메라가 결합된 스마트 새 모이장이다. 모이를 먹으러 온 새를 관찰할 수 있고 AI가 어떤 종의 새인지 분석해준다. 새를 보호하면서도 관찰하는 재미를 가미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포포트’는 위치추적 태그와 모션 감지 기술이 적용돼 있어, 태그 목줄을 단 반려동물이 다가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개폐기를 내놨다. 사용자는 일종의 통금 시간을 설정해 반려동물이 밤중에나 악천후엔 외출을 못 하도록 제어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얼마나 자주 외출했는지 등 활동도 모니터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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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새 모이장인 '버드파이 피더'. 사진 황수연 기자

어린이·노인 겨냥 로봇

대기업 로봇에 가려졌지만 고령화 저출산 시대 시니어·키즈를 겨냥한 로봇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 업체인 ‘효돌’이 대표적이다. 챗GPT를 적용해 양방향 대화가 가능한 손주 로봇으로 시선을 끌었다. 어린아이를 닮은 로봇의 손을 만지니 “제 손 포동포동하죠?”라고 말한다.

이 업체 김시온 주임연구원은 “보통 반려로봇은 먼저 말을 걸어야 답하는데, 어르신 기상과 식사, 약 복용 등을 챙기며 계속 잔소리한다”라고 했다. 사투리도 알아 듣는다고 한다. 상대방의 반응이 없어 위급 상황이 의심되면 119에 비상호출도 해준다. 이 로봇은 실제 우울감 감소 등에 효과를 입증하며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로 승인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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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돌 로봇. 사진 황수연 기자

‘미코’의 AI 로봇 미니는 아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 업체 바트 하트 씨가 로봇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어”라고 말하니, 로봇은 “저런~”하고 말한 뒤“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말해서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해”라고 알린다. 일본 유카이엔지니어링의 복슬한 나무늘보 인형 모양의 애완로봇 ‘미루미’는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는데, 센서를 통해 주변에서 다가오는 것을 인식하고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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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미 로봇. 사진 황수연 기자

올해 CES 핵심 테마인 디지털 헬스와 모빌리티에서도 이색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엘릭서’는 근적외선을 활용한 비침습 혈당 측정기를, ‘아이봇’은 90초 만에 시력검사를 해주는 키오스크를 전시했다. ‘비부’의 가정용 소변 테스트는 8가지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측정, 상태에 따라 맞춤 조언을 해준다. 통상 질병이 진행되기 전 바이오마커에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효과도 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비부는 “90초 만에 웰빙을 향상한다”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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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부'의 비침습 혈당 측정기. 사진 황수연 기자

흙밭·바다 위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로 도로뿐 아니라 바다, 흙밭에서의 혁신을 꾀하는 모빌리티 전시장에도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농기계 업체 존디어는 이번에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트랙터 등을 전시했다. 중국 샤오펑은 5명 수송 능력 갖춘 플라잉카를 내놨고 일본 구보타는 바퀴가 다리처럼 움직이며 밭·구덩이 등 제약없이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트랙터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소형 선박 제조사인 ‘브런즈윅’은 AI 기반 자율 도킹을 공개해 보트계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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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디어의 자율주행 농기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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