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뻘건 불길이 88조 집어 삼켰다…초토화된 LA 산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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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 산불이 나흘째 확산하면서 서울시 면적의 1/4가량에 달하는 규모를 태우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혼란한 상황을 틈타 약탈이 벌어져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지는가 하면 방화를 시도하던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5건의 산불이 지속하고 있다. 서부 해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면적이 2만438에이커(82.7㎢)로, 24시간 전보다 13㎢가량 더 커졌다.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피해 지역도 1만3690에이커(55.4㎢)로, 하루 전보다 12㎢가량 더 늘었다.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약 148㎢로,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 민간위성촬영 기업 맥사(Maxar)가 공개한 LA 화재 현장의 위성사진을 보면 할리우드 스타들과 재력가들이 많이 사는 부촌 팰리세이즈 주택가는 산불로 초토화됐다. 시뻘건 불길이 이 지역 주택가를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도 위성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번 산불로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는 최소 5300채 이상이, 이튼 지역에서는 4000여채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산불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화재 피해 규모로 각각 3번째와 4번째 순위에 올랐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까지 10명이라고 밝혔다. 또 LA 카운티 내에서 현재 대피령 아래에 놓인 주민은 총 15만3000명, 위협을 받는 건물은 5만7830채에 달한다고 했다.
많은 주민이 화재를 피해 대피하면서 빈집이나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약탈 혐의로 최소 20명이 체포됐다.
LA 경찰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재로 영향을 받은 지역의 법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관 210명이 현장에 배치됐으며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LA 카운티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이날부터 모든 강제 대피 구역에 야간(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방화를 시도한 일도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오후 4시 32분쯤 케네스 산불이 발생한 우드랜드 힐스 인근에서 한 남성이 불을 지르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이 해당 지역의 최초 산불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의 대형 금융사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달러(약 88조4160억원)를 훨씬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 다른 금융사 JP모건은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손실액만 200억달러(약 29조472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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