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악관 설리번 “韓 정치위기 신속한 해결이 美 안보이익에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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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도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한국의 계엄 선포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 혼란을 이용해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저는 분명히 그럴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것이 미국 입장에서 한국 정치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헌법에 따라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는 것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이익이 되는 이유”라며 “그러나 한국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한ㆍ미동맹은 여전히 강력하다. 우리의 강력한 억지력에 대해 북한이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12ㆍ3 계엄에 대해서는 “충격적이었고(shocking) 잘못됐다(wrong)고 생각한다”며 “한국 헌법에 따라 폭력사태 없이 절차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2·3 계엄에는 “충격적이었고 잘못돼”
설리번 보좌관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ㆍ미동맹 전망에 대해서는 “새 팀이 양국 동맹을 어디로 가져갈지 모르겠지만 한ㆍ미동맹은 여전히 성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정부의 접근방식이 작동하고 있어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에서도 이런 기조가)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상당 기간 한ㆍ미ㆍ일 3국 관계는 계속 중요할 것이며 이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부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위협을 두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퇴임 당시(2017년)에도 심각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당시(2021년)에도 심각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심각하다”며 “4년 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북ㆍ러 관계와 경쟁국이자 적성국인 러시아ㆍ중국ㆍ북한ㆍ이란 간 광범위한 연대”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 각국 간 연대가 균일하지는 않다”면서 “현시점에서 이를 단일 진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재임 중 이루지 못한 아쉬운 점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꼽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래 전임자들처럼 (바이든 정부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며 “그것(북핵 문제)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지며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북한 핵ㆍ미사일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서 (안보리) 리스크 자체에 대한 만장일치가 있었고 이견이 있었던 것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것이었다”며 “이번 사태가 미ㆍ일 관계를 방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미 4차 NCG 회의서 “계속 기능”
한편 한ㆍ미 양국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카라 아베크롬비 미 국방부정책부차관 대행 공동 주관으로 제4차 한ㆍ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었다. 한국의 계엄 사태 여파로 연기됐다가 이날 개최된 4차 NCG 회의 후 양국은 공동 언론성명을 통해 “NCG가 한ㆍ미 일체형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공고한 토대로서 계속 기능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이 방미한 2023년 4월 바이든 행정부와 공동 채택한 ‘워싱턴 선언’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NCG 회의가 트럼프 2기 출범 뒤 약화ㆍ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 속에 나온 것이다.
한ㆍ미는 이번 회의에서 지난 1년간 정보공유와 협의체계, 공동기획, 공동실행 등 확장억제 각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동맹의 핵억제 및 대응능력을 강화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 전개 빈도를 높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의미의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에 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5차 NCG 회의를 한국에서 열기로 했지만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 한ㆍ미가 4차 NCG회의와 함께 가질 예정이었던 제1차 NCG TTX(도상연습)는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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