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린 충남과 호남 서해안과 달리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 동쪽 지역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월 12일 오전 경북 영덕군 남정면의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출동한 진화대원 등이 1시간21분 만에 진화를 마쳤다. [사진 산림청]

12일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9분쯤 경북 영덕군 남정면의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1시간 21분 만에 진화됐다. 신고를 접수한 산림당국은 진화헬기 5대와 차량 41대, 인력 196명을 투입해 오전 9시 50분쯤 진화했다. 산림당국은 진화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현장에 산불조사감식반을 투입, 산불 발생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북 영덕에서는 2022년 2월 15일 발생한 산불이 17일까지 이어지면서 축구장 500개 면적에 달하는 산림 400㏊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영덕 산불은 헬기 40대가 투입될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컸다. 최근 10년 사이 단일 산불에 헬기 40대가 동원된 것은 영덕 산불이 처음이었다. 당시 대구와 경북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건조 특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지난 11일 오후 9시 44분쯤 전남 구례군 광의면의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 3시간 31분 만에 진화됐다. 구례 산불은 산 중턱에서 발생했지만, 진입로가 없어 진화인력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당국은 진화차량 13대와 인력 71명을 현장에 투입, 이튿날인 12일 오전 1시 15분쯤 불길을 잡았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5시 17분 경기도 과천시의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하지 당국은 차량 14대와 인력 32명을 긴급 투입, 27분 만인 오후 5시 41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지난 11일 오후 전남 구례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번지고 있다. 구례 산불은 산 중턱에서 발생, 진화인력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 산림청]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선불은 21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한반도 동쪽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청은 울산과 경북, 강원지역에 산불재난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경북과 강원지역에는 건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과실로 산불을 낸 이는 과태료와 징역형 등 처벌을 받게 된다. 방화는 처벌이 더 세다. 산림보호법 제53조(벌칙)에 따라 다른 사람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사람은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자기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각각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산림청이 발표한 산불 발생 국민행동요령. [사진 산림청]

같은 법 제57조(과태료)에 따라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산림 100m 이내)에서 불을 피우거나 불(인화물질)을 가지고 들어간 경우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림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린 경우는 3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 폐기물을 소각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상황으로 화기 사용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라도 가해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