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맥도날드 알바 유세도 그의 작품…트럼프 만드는 '트럼프 기획자'…

본문

용어사전후후월드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17366544028341.jpg

지난해 10월 14일(현지시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그레이터 필라델피아 엑스포 센터 및 박람회장에서 열린 캠페인 타운홀에서 저스틴 카포랄레(오른쪽)가 가져온 메모를 읽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으로도 모든 행사를 총괄하며 함께 갈 저스틴.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의 일부다. 새해 첫날부터 유일하게 언급한 인사인 만큼 “트럼프 2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일제히 나왔다. 해당 인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올라갔다는 얘기다.

17366544029822.jpg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루스소셜에 저스틴 카포랄레를 백악관 임원으로 임명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그의 이름은 저스틴 카포랄레. 오는 20일 미 대통령 취임식 준비를 맡을 정도로 트럼프의 신임이 두터운 ‘트럼프의 기획자’다.

원래 카포랄레는 친공화당 성향 재향군인 단체인 ‘미국을 걱정하는 재향군인(CVA)’에서 전국구 운영 책임자로 일했다. 2015년 이벤트 관리 등을 하는 컨설팅 회사를 차렸고, 이듬해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에 몸담으면서 트럼프의 눈에 띄었다.

트럼프 1기 백악관에서 수석 선거 담당자를 맡은 뒤, 2018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수석보좌관에 임명됐다. 2020년, 2024년에도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전담하면서 ‘트럼프의 기획자’란 별칭을 얻게 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카포랄레는 지난해 대선 당시 화제를 몰았던 트럼프의 ‘맥도널드 감자튀김’과 ‘쓰레기 수거 트럭’ 유세도 기획했었다. 당시 경쟁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과거 맥도날드에서 단기간 일했다며 친서민 유세를 펼치자, 트럼프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감자튀김을 튀기며 ‘1일 알바’를 자처했다. 같은 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실언을 했을 땐 트럼프는 환경미화원이 입는 형광 주황색 조끼를 입고 쓰레기 수거 트럭을 모는 유세를 했다.

17366544031292.jpg

지난해 10월 2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감자튀김을 만들고 있다. AP=연합뉴스

17366544032786.jpg

지난해 10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가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환경미화원이 입는 형광 주황색 조끼를 입은 채 자신의 선거 로고를 부착한 쓰레기 수거 트럭에 탑승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선거 유세는 획기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유세 모습은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인기 급상승 게시물로 올랐고, 주요 외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당시 온라인에선 “상대 진영의 비판을 재치있게 맞받아쳤다”, “강인하고, 직선적인 트럼프의 이미지도 두드러졌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성공적인 선거 유세 외에도 카포랄레는 공화당 전당대회, 매디슨 스퀘어 가든 집회 등 전반적인 캠프 일정까지 도맡았다. 그의 화력 덕분이었을까.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다수 매체의 ‘박빙’ 예측과 달리 13%포인트 이상 격차로 승리했다.

‘1·6 의사당 난입’ 독려한 장본인?

하지만 카포랄레가 성공 가도만 달린 건 아니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의 캠페인을 전담했다가 패배를 맛봤다.

당시 대선 결과에 불복한 카포랄레는 2021년 1월 6일 ‘미국을 구하기 위한 행진(Save America rally)’ 집회의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다. 이 집회는 당일 벌어진 의사당 난입 사태의 도화선으로 평가된다. 당시 바이든의 당선을 공식 인증하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대선 결과에 반발한 트럼프의 강성 지지자들이 백악관 앞 광장에 모여 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입을 강행했다. 가디언은 “(당시) 집회가 폭도들의 의사당 난입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17366544034347.jpg

지난 2021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을 구하기 위한 행진'(Save America rally)’ 집회. AFP=연합뉴스

결국 집회에 기여한 카포랄레는 2022년 3월 1일 의회에서 증인 신분으로 연방 하원 ‘1·6 조사 특별위원회’의 심문을 받게 된다. 2021년 2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직후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제안으로 설치된 특위는 의사당 난입 사태 관계자 약 100여명을 소환하거나 1000여명의 증인을 심문하는 등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였다. 트럼프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였지만, 사실상 정치적 탄핵 시도로 평가됐다.

17366544035924.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저스틴 카포랄레. 사진 스레드 캡처

카포랄레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트럼프의 국립묘지 참배 논란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트럼프는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모습을 캠프를 통해 공개했다. 그런데 이 자체가 ‘국립묘지 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시비가 일었다. 특히 카포랄레를 비롯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촬영을 제지하는 묘지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밀치기까지 했다는 국립묘지 측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은 거세졌다. 다만 트럼프 측은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오랜 기간 자신과 동고동락한 카포랄레를 더 중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모든 공식 석상과 행사 업무를 이미 그에게 일임한 상태다. 세계 정상들의 초청까지 거론된 초호화 취임식이 그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매일 생중계 기자회견 연다…트럼프에 맞선 여성 대통령의 무기 [후후월드]

  • '트럼프 절친' 극우 독재자, 원래 민주투사였다…2010년 돌변 왜 [후후월드]

  • 트럼프가 재무장관 후보라는 이 사람, 한때는 바이든 대타 후보?[후후월드]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63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