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흔들리는 경호처…내부망에 “尹체포 방해는 위법” 글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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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박종준 처장이 사임하면서 경호처을 이끌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통령경호처 내부가 동요하고 있다. 박종준 경호처장이 사표를 낸 데 이어 내부 게시판에는 "영장 집행을 막는 것은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을 지키는 기조에 반대하는 글도 올라왔다.

경호처 내부 이견이 표출된 건 지난 11일이다. 경호처 직원들만 접속 가능한 내부망에 3000여자 분량의 글이 게시됐다고 한다. 현직 경호처 직원인 이 글 작성자는 "현 상황과 관련해 수사 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행위는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며 "영장 집행에 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썼다.

이어 "영장 집행은 경호대상자(윤 대통령)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응해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안전 활동의 차원에서 (체포 이후) 이동 중 경호, 경비 업무를 위해 관계기관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 3일, 경호처가 1차 영장집행을 무산시킨 지 약 열흘 만에 윤 대통령 경호를 중단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다른 경호처 직원들도 해당 글을 읽으며 화제가 됐다고 한다. 이에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직접 삭제를 지시했지만 글 작성자가 소속된 부서장이 지시를 거부했고 결국 전산 담당 직원에 의해 글이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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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부지 담장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처장 공백으로 경호처 수장이 된 김 차장은 공채 출신으로 강경파로 꼽힌다. 윤석열정부 출범 때부터 윤 대통령 부부를 보좌해 친분도 각별하다고 한다.

앞서 박종준 경호처장은 10일 사표를 내고 경찰 조사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수사 기관으로서 경찰의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경찰 출신으로 지난해 9월 부임했다. 끝까지 윤 대통령을 사수하겠다는 김 차장과 의견 대립을 빚었을 가능성이 높다.

영장을 집행해야 하는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경호처 내분을 주시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경호처 내부 결속이 약해지고 윤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무력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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