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교안보 라인에 반중국 매파 포진…핵심은 콜비·그리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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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외교안보 라인엔 ‘반(反)중국’ 매파가 집중 배치됐다. 1기 때 통상과 무역 분야에 집중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압박이 안보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외교안보 라인의 특징은 현직 의원이 공식적인 사령탑을 맡고, 최측근 실세들이 외교안보 분야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을 주도할 요직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2기의 ‘안보 투톱’인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은 각각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이 맡는다. 이들은 의회 내에 검증된 확실한 반중 매파다. 동시에 트럼프의 정치적 ‘본진’인 플로리다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충성파로 분류된다. 고립주의 외교 노선을 국제사회에서 주도할 유엔주재 대사에도 현직인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이 지명됐다.
정치 신인으로 인재풀이 제한돼 있던 트럼프는 집권 1기 때 제임스 매티스(국방장관), 렉스 틸러슨(국무장관) 등 별다른 인연이 없더라도 평판이나 추천에 의지해 해당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기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트럼프의 정책에 매번 제동을 걸었고, 결국 대부분 트럼프와 결별하거나 가장 강력한 반(反)트럼프 인사가 됐다. 트럼프가 검증된 현직 의원들로 공식 사령탑을 꾸린 것은 이러한 ‘쓴소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의회의 지원을 받아 가장 빠르고 강력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동시에 외교안보 분야의 요직엔 자신의 최측근 충성파들을 추가로 배치했다. 대표적 인물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과, 리처드 그리넬 대북 특사다.
콜비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배치된 주한미군의 역할을 중국을 견제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를 주장하며 미군의 공백에 따른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넬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며 노골적인 압박을 주도해 왔다. 그의 화살은 언제든 한국으로 향할 수 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는 “트럼프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닉슨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설계한 이는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었다”며 “트럼프 2기에서 공식적인 안보 사령탑보다는 이들 2명이 ‘트럼프의 키신저’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반도 정책의 급변은 트럼프가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성격 자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와 합의한 금액의 9배에 달하는 방위비를 요구하고 있다. 측근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등 민감한 사안을 맡긴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지렛대로 대북 대화를 시도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장사꾼’ 트럼프에게는 오히려 장사꾼의 논리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규모 등에만 집착해 트럼프 2기의 본질을 놓치기보다는 오히려 선제적으로 방위비를 인상하는 대신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미국에 부담하게 하는 등 틀을 깬 적극적 대응으로 실리를 찾는 방안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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