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저수지 빙판서 놀던 중학생 비극…물 빠진 친구 5명 구하고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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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 전날 얼음이 깨져 빙판 위에서 놀던 학생들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정석 기자

대구에서 저수지 얼음이 깨지면서 빙판 위에서 놀던 중학생 1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14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9분쯤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 빙판 위에서 중학생 11명이 놀던 중 얼음이 깨져 6명이 물에 빠졌다.

빙판 두꺼워 보이지만 위험해

119 구조대가 오후 5시36분쯤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6명 중 5명이 물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구조대는 오후 5시 40분쯤 사고 물에 빠진 A군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경찰은 “A군이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려고 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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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에서 중학생들이 빙판 위에서 놀다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 119 구조대가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14일 오전 찾은 사고 저수지는 여전히 수면이 빙판으로 덮여 있었다. 중학생들이 물에 빠진 일부 구역에는 얼음이 깨진 모습이었지만, 저수지 가장자리 등은 언뜻 보기에는 얼음이 두꺼운 상태였다.

저수지 인근에 있는 등산로에서 만난 50대 주민은 “저수지가 그늘진 곳에 있어 겨울이면 잘 얼어붙는다”며 “학생들이 빙판 위에서 놀지 못하도록 막아놓거나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판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빙기가 일찍 찾아오는 영남권은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한다. 또 기후변화로 겨울에도 기온이 상승할 때가 많아 얼음이 쉽게 녹을 수 있다고 기상청 등은 전했다. 사고가 난 13일 대구의 최고기온은 7.2도였다.

최근 3년 수난사고 29건 발생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동안  2~3월 해빙기 관련 사고 총 142건 중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지는 등 수난사고는 29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지반약화로 인한 붕괴 사고가 76건으로 가장 많았고 낙석·낙빙 등 산악사고와 수난사고가 각각 29건으로 같은 비중을 차지했다. 산사태는 9건이었다.

얼음낚시나 빙판 위 썰매놀이 등은 해빙기에 얼음이 두꺼워 보여도 금방 녹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출입이 통제된 곳에서의 여가활동은 피해야 하며 얼음낚시가 가능한 곳이라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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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 전날 얼음이 깨져 빙판 위에서 놀던 학생들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정석 기자

소방청은 안전사고 예방 행동요령도 강조했다. ▶축대나 옹벽, 노후 건축물 주변을 지날 때는 균열이나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 있는지 미리 살필 것 ▶운전할 때 낙석주의 구간에서는 서행하고, 공사장 주변을 지날 땐 항상 주의를 기울일 것 ▶등산 시에는 낮과 밤의 큰 기온 차로 바위와 땅이 얼었다 녹으면서 미끄러울 뿐 아니라 낙석의 위험도 있으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빙벽등반·등산·얼음낚시 등의 야외활동 중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계절보다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신고가 늦어져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독 산행이나 낚시는 삼가고, 주위에서 사고 발생 상황을 목격하면 지체 없이 119로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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