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인해전술로 무혈 입성…영장 제시하자 윤 “알았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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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은 우려했던 유혈사태 등 큰 충돌 없이 5시간 만에 종료됐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서울 한남동 관저 인근에 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 명을 배치했다. 오전 4시28분 조수석에 ‘공무수행’ 표찰을 붙인 공수처는 관용차량 2대가 관저 제1정문 바리케이드 앞에 도착하면서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 작전이 시작됐다.

공수처 검사가 경호처에 체포·수색 영장을 제시한 건 오전 5시10분쯤이다. 지난 7일에 이은 두 번째 영장이었다. 윤 대통령의 죄명은 ‘내란 우두머리’였다. 21일까지라는 유효기간이 적시된 수색 장소로는 윤 대통령이 소재할 개연성이 높은 관저·사저·안전가옥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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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영장 제시와 동시에 수도권 4개 경찰청(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에서 동원된 형사들이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국수본은 체포 작전에 공수처 파견팀 형사 570여 명, 경찰청·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 안보수사대 450여 명, 인천 반부패·형사기동대 100여 명 등 총 1100여 명을 투입했다. 동원된 기동대 버스는 160대에 달했다.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등 20여 명이 “영장에 형사소송법 예외 조항이 없으므로 수색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오전 5시35분쯤 “적법한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며 “응하지 않으면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시간가량 대치하던 경찰·공수처는 오전 7시30분쯤 체포영장 집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차 영장 집행 때와 달리 경호처는 별다른 저지를 하지 않았다. 공관 입구부터 관저 바로 앞인 3차 저지선까지 약 30분 만에 진입했다. 오전 7시34분쯤 1차 저지선인 버스 차벽을 사다리를 동원해 넘고 철조망은 절단기로 끊어 걷었다. 비슷한 시각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등 일부 경찰력은 매봉산 등산로로 우회해 진입을 시도했다.

2차 저지선을 넘은 건 그로부터 약 10분쯤 뒤인 오전 7시48분쯤이었다. 버스를 겹겹이 세운 차벽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넘어갔다. 당시 경호처 인력 5~6명이 저지선 너머에 있었지만, 별다른 저지를 하지 않았다. 최종 관문으로 통하는 3차 저지선에 도달한 건 오전 8시5분쯤이다.

국수본은 문을 부수는 행위는 없었고,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대한 입장 발표에서 언급한 소방장비 동원도 없었으며 사용한 장비는 절단기와 사다리 정도라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체포조에 방탄조끼도 지급하는 등 유혈사태에 대비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후 공수처와 윤 대통령 변호인단 간의 협상이 이어졌다. 관저 내부엔 공수처 검사만 들어갔다고 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 2명이 체포영장을 제시하자 윤 대통령은 “알았다, 가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자진 출석’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이 목표(원칙)”라며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거나 방문 조사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거였다면 체포영장을 청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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