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두산, 지지 않겠다…팬심 돌려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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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메인 유니폼과 BI(Brand Identity)를 전면 교체했다. 2010년 이후 15년 만의 대대적인 변화다. 2025시즌을 준비하는 두산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결연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구단 창단 기념식에서 “올 한 해 최대한 많이 이기고, 팬들에게 승리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겠다”며 “두산을 상징하는 ‘허슬’과 ‘미러클’을 다시 일깨우겠다. 지고 있어도 끝내 질 것 같지 않은 두산의 저력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영섭 두산 대표이사도 “명문 구단다운 경기 내용으로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았으면 좋겠다”며 “치열함, 끈기, 역전 등 ‘두산 베어스’라는 브랜드의 자산을 다시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켜주길 기대한다”고 선수단에 당부했다.
두산의 2024년은 가시밭길이었다. 전력의 핵인 외국인 투수들이 번갈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10개 구단에서 가장 적은 13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두산 출신 은퇴 선수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 처방 사건에 소속 선수 8명이 연루돼 팀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을 뚫고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끝이 좋지 않았다.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KT 위즈에 2패를 당해 2년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두산의 ‘팬심(Fan心)’은 격해졌고, 구단과 이 감독은 거듭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올해는 이 감독의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이 감독은 “지난 2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는데, (비활동 기간인) 이번 12월과 1월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며 “2년 전 취임식에서 ‘임기 3년 안에 한국시리즈에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1년이 남은 지금도 그 목표는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 팬들의 질책을 많이 받았고, 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며 “해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선수·코치진·프런트가 하나로 뭉쳐 ‘두산이 약하다’는 평가를 뒤집는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의 팀 컬러는 ‘화수분 야구’다. 해마다 수많은 유망주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리그 정상급 선수로 자라났다. 두산은 이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는 퓨처스(2군) 코치진에 큰 변화를 줬다. ‘2군 감독’이라는 기존 명칭 대신 ‘2군 총괄 코치’라는 보직을 신설했고, 그 역할을 일본인인 니무라 도오루(64) 코치에게 맡겼다. 내야수 출신인 니무라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25년 넘게 지도자로 일했다. 2군 투수코치도 일본인인 오노 가즈요시(60) 코치에게 맡겼다.
두산은 최근까지 젊은 투수는 잘 키워냈지만, 야수진의 더딘 성장 탓에 세대교체에 애를 먹었다. 지난해 말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가 은퇴하고 3루수 허경민이 KT 위즈로 이적해 올 시즌에도 내야진 공백이 작지 않다. 타격·투수·수비·주루 파트를 두루 맡았던 니무라 코치가 그 고민 해결의 중책을 맡았다. 니무라 코치는 “2군에 내려온 선수를 다시 1군으로 올려보내고, 2군에서 어려움을 겪는 유망주를 잘 키워내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며 “젊은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는 걸 기대하며 두산에 왔다. 선수가 재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게, 잘 소통하며 한 시즌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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