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5월 LIV 첫 한국 대회, 실력 보여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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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빈은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가 될 선수다. 당연히 영입 후보 1순위였다.”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의 신성 장유빈(23)을 최근 LIV 골프로 영입한 케빈 나(42·미국)는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소속팀 ‘아이언헤드’ 동료인 대니 리(35·뉴질랜드)로부터 장유빈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는 케빈 나는 “2년 전 유빈이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유심히 지켜봤다. 어린 나이에도 흠 잡을 곳 없는 샷을 하더라. 그때부터 꼭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른 선수 영입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IV 골프의 한 축인 아이언헤드의 한국(계) 선수들을 최근 화상으로 만났다. 주장 케빈 나, 그리고 대니 리와 장유빈은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함께 훈련하며 팀워크를 쌓고 있다. 이들은 “LIV 골프가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고, 특히 5월에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회를 치른다. 한국 갤러리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막대한 자금을 댄 LIV 골프는 지난 2022년 창설했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필 미컬슨(55)과 더스틴 존슨(41), 브룩스 켑카(35·이상 미국), 호아킨 니만(27·칠레)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했다. 지난해에는 남자골프 세계 3위 존 람(31·스페인)까지 데려오는 등 더욱 세를 넓혔다.
그간 LIV 골프에 한국 국적 선수는 없었다. 케빈 나와 대니 리 그리고 지난해까지 아이언헤드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시환(37·미국) 등 한국계는 교포 선수뿐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장유빈이 전격적으로 합류했고, LIV에 대한 국내 팬과 골프계의 관심이 커졌다.
장유빈의 합류 과정에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케빈 나는 “유빈이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쳤다. 병역 문제가 걸린 대회인데 (심리적 부담으로) 첫날부터 그런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실력은 익히 알았고, 품성과 정신력까지 뛰어나다고 평가해 영입을 추진했다. 한국인 스카우트 1호인 유빈이를 통해 다른 후배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케빈 나의 이적 제안을 받은 뒤 장유빈은 고심을 거듭했다. 원래 꿈인 PGA 투어가 아닌 LIV 골프로 간다는 건 인생의 기본 항로 자체가 달라지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장유빈은 “실력을 가장 빨리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내가 내린 답은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이었다. PGA 투어도 욕심이 나기는 하지만, LIV 골프는 바로 큰 무대에서 뛸 수 있지 않나. 오늘만 해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세계적인 선수들과 훈련했다. 이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IV 골프에 속한 13개 팀 중 하나인 아이언헤드는 케빈 나와 대니 리, 김시환, 스콧 빈센트(33·짐바브웨)가 출범 멤버로 뛰었다. 김시환과 빈센트가 성적 부진으로 밀려났고, 빈자리를 지난해에는 고즈마 지니치로(31·일본), 올해는 장유빈이 채웠다. 대니 리는 “LIV 골프는 늘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며 “올 시즌에도 갓 대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여럿 들어왔다는 정보가 있다. 유빈이를 비롯한 신입생들의 활약을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LIV 골프는 다음 달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올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또 오는 5월에는 출범 후 처음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대회를 연다.
케빈 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함께 훈련하고 밥도 먹으며 친분을 쌓고 있다. 대니 리가 둘째 형으로서 유빈이를 잘 이끌어주고 있고, 나 역시 유빈이에게 베테랑 캐디를 소개하며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선배들과 함께 화상 인터뷰하면서 중간중간 미소를 보인 장유빈은 “(내가) LIV 골프로 오자마자 한국에서 경기를 하게 돼 기쁘다. 특히 코스를 잘 아는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려 내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팬 앞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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