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징동닷컴 창업자 류창둥 회장의 고향 마을 주민들이 신분증을 제시한 뒤 현금을 받고 있다. 사진 '상하이 데일리' 엑스 캡처

중국 억만장자가 과거 자신을 도와준 고향 주민들에게 매년 음력 설을 앞두고 현금과 선물을 줘 화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닷컴 창업자 류창둥(51) 회장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지난 8일 자기 고향인 장쑤성 쑤첸시 광밍촌을 방문했다.

당시 류 회장은 60세 이상 노인 1356명에게 각각 1만 위안(약 200만원)의 홍바오(紅包·명절 용돈)를 돌렸다. 류 회장이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그를 가르쳤던 스승들은 10만 위안(약 2000만원)씩 받았다.

마을 주민 약 1500명도 전기 자동차와 냉장고, 면도기, 의류, 과자 등 30여 가지 선물을 받았다.

지난 8일 징동닷컴 창업자 류창둥 회장의 고향에 선물이 배달되고 있다. 사진 '상하이 데일리' 엑스 캡처

마을 측은 류 회장이 이번에 뿌린 현금과 선물의 총액이 3000만 위안(약 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을 주민인 농부 쉬모씨는 "마을위원회가 류 회장이 선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호적증명서와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라고 했다"면서 "우리 부모님은 모두 60세를 넘으셔서 총 2만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마을 주민은 "류 회장이 앞으로 선물을 주지 않더라도 여전히 감사할 것"이라며 "그가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그럴(선물을 줄) 의무가 없다. 이미 마을에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그동안 도로와 다리를 수리하는 데 돈을 대는 등 마을 전체를 아예 바꿔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에 유치원과 취업센터가 생긴 것도 그 덕분이라고 한다.

류 회장의 '춘제 선행'은 2016년 초 아내를 데리고 마을로 갔을 때부터 시작됐다. 그의 아내는 한때 중국에서 '밀크티 미녀'로 유명했던 장쩌텐이다.

징동닷컴의 창업자 류창둥(왼쪽) 회장과 아내 장쩌텐. 사진 장쩌텐 인스타그램 캡처

류 회장은 1992년 중국 명문 인민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상경했는데, 그때 마을 사람들이 학비에 보태라며 계란 76개와 함께 500위안(약 10만원)을 줬다고 한다. 당시 그는 삼시 세끼를 고구마와 옥수수만 먹을 정도로 가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은 류 회장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자신이 성공한 이후 그는 도움을 준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다.

류 회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며 "이들의 지원은 내가 교육을 받고 궁극적으로 징동닷컴을 만드는 데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중국판 포브스' 후룬 연구소에 따르면 그는 순 자산 495억 위안(약 9조8500억원)으로 전 세계 부자 순위에서 42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