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조선시대 독서왕은 누구? 독서 관련 지식·문화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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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에는 독서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생각을 나누는 공간으로 선조부터 이어온 독서문화에 대해 조명한 송파책박물관을 소개합니다.
송파책박물관에 가다
인공지능(AI)이 범람하는 시대, 독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독서를 통해 정보의 홍수 속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 독서 현실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2022년 9월~2023년 8월 성인 종합독서율(교과서·참고서 등을 제외한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 비율)은 43%로, 1994년 조사 개시 이래 가장 낮았다.
반면 초·중·고 학생의 종합독서율은 95.8%, 연간 종합독서량(지난 1년간 읽거나 들은 일반도서 권수)은 36권으로 청소년 독서 실태는 성인보다는 나은 상황이었다. 2021년 결과와 비교하면 독서율과 독서량은 각각 4.4%p, 1.6권 소폭 증가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전문가는 청소년 독서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문해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읽지 않으려 한다’는 점을 꼽는다. 이럴 경우 스스로 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수업에 따라가는 것도 벅찰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그렇다면 어휘력 향상을 위한 해결책은 뭘까. 많은 전문가는 ‘긴 호흡 글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독서인 셈이다.
2019년 4월 독서의 즐거움과 그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된 송파책박물관은 2만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독서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생각을 나누는 공간으로 선조부터 이어온 독서문화에 대해 조명한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1부 ‘향유’, 2부 ‘소통’, 3부 ‘창조’라는 콘셉트로 구성된 상설전시를 살폈다. 1부는 선현들이 전하는 책 읽는 즐거움에 관한 전시로 조선시대 독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채희숙 해설사가 “조선시대에는 누구나 독서를 즐길 수 있었을까요?”라고 질문하자 서지안 학생기자가 “한자로 된 책은 아무나 읽지 못했을 거 같아요”라고 답했다. 이에 채 해설사는 “그 말처럼 한자가 어려워서 읽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조선의 독서문화는 양반 사대부 중심으로 발전했어요. 한자로 기록된 책과 지식은 지식인층만 향유할 수 있었고 그 자체가 권력이었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대부들이 일상에서 독서와 얼마나 가까이 지냈는지 관련 유물을 소개했다.
“조선 사대부들은 책을 볼 때마다 서산이라는 종이를 접어가면서 표시했다고 하는데요. 왜 이렇게 열심히 표시했을까요?” 채 해설사가 묻자 서후 학생기자가 “어려운 부분을 표시해놓은 거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이긴 한데 조금 달라요. 조선시대 과거 시험은 오늘날 수학능력시험과 공무원 시험을 합쳐 놓은 것으로 난도도 높고 공부할 범위도 넓었다고 해요. 그래서 책을 그냥 읽은 게 아니라 오롯이 내 지식을 만들기 위한 독서를 했죠. 그렇기 때문에 몇 번 읽었는지 표시하면서 치열하게 책을 본 거예요.”
글을 읽는 횟수를 기록하는 서산을 만들 종이나 비단이 없을 경우에는 대나무 통에 읽은 횟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박지원의 『연암집』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 연암은 “서산을 만들어 읽은 횟수를 기록할 때 내용을 이해하면 서산을 접고 이해하지 못하면 그대로 둔다”라고 썼다. 그뿐만 아니라 유교 경전을 틈틈이 보기 위해 경전 글귀를 대나무 조각에 적고 이것을 담은 통도 전시돼 있었다. 조선 사대부가 읽어야 할 필독서 양이 엄청났다는 것을 유물을 통해 추론할 수 있었다.
채 해설사가 “조선 왕 중 독서왕은 누구였을까요?”라고 묻자 “세종대왕이요” “정조요” 등 소중 학생기자단이 저마다 다른 대답을 했다. 이에 “정조도 다독가로 유명했지만, 세종대왕은 더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해요”라면서 일화를 하나 들려줬다. “세종대왕이 어릴 때, 아픈데도 책을 읽으니까 아버지인 태종이 화가 많이 났다고 해요. 그래서 신하를 시켜서 방에 있는 책을 다 치우라고 했는데, 그 신하가 병풍 뒤에 책 한 권을 깜박 놔두고 간 거죠. 유일하게 남은 책을 발견한 어린 세종대왕은 그 책이 찢어질 만큼 읽고 또 읽었다는 기록이 『국조보감』에 나와요.” 『국조보감』은 조선 정부에서 왕들의 행실 중 후대에 모범이 될 만한 사실을 추려 모은 역사책이다.
조선 후기로 넘어가면서 상품 화폐 경제가 발달하자 독서문화도 바뀌기 시작했다. 책이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책 전문 상인인 ‘책쾌’ 등 관련 직업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책을 상업적으로 거래하면서 고객과 흥정하고 매매를 중개한 책쾌는 지식 매체인 책을 직접 전달해주면서 지식 창출을 확산하는 역할을 했다. 또 한글 소설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설을 빌려주는 ‘세책점’도 생겨났다. “18세기 한양을 중심으로 세책점이 생겼는데 당시 부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면서 흥미를 돋우는 전문 이야기꾼 ‘전기수’도 나타났죠. 전기수는 당시 저잣거리·담배가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소설을 외워 구성지게 들려주다가 클라이맥스 때 이야기를 끊고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고 해요. 왜 그랬을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돈 벌려고요” “흥미를 더 키우기 위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등 여러 답변을 내놨다. 채 해설사는 “이들은 관객들이 돈을 주면 그제야 중단했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고 해요. 일정한 보수를 받는 전문적인 이야기꾼이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사대부만 책을 향유했던 조선의 독서문화는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바뀌었다. 채 해설사는 “조선 초기엔 양반만 책을 볼 수 있었는데, 한글 소설이 보급되고 활판인쇄로 책 만드는 게 쉬워지면서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게 됐어요. 근대적 학교 교육을 경험한 세대가 늘어나면서 ‘문맹 퇴치 운동’도 벌였죠. 그래서 책 읽는 행위를 오락이자 취미로도 여기기 시작했죠“라며 2부 전시를 소개했다. 2부 전시는 1910년부터 오늘날까지 100여 년의 독서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조부모-부모-나로 구성된 가족 3대의 방을 통해 독서 환경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먼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1933년생 김영수 방을 가리킨 채 해설사는 “지금 우리 방이랑 너무 다르죠. 이 세대는 일제 식민 지배와 전쟁을 겪으며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전환기에 성장해 한문과 한글이 함께 쓰인 책을 읽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에는 지식인층이 확대되며 나라의 독립과 국민 계몽을 위해 독서를 강조했는데, 『사상계』 『여원』 등 잡지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2세대 1963년생 김정호의 방으로 소중 학생기자단을 안내한 그는 “이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순 한글 출판물 보급으로 독서를 여가 활동으로 적극 활용했어요. 특히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 발달로 이동하면서 읽기 적합한 문고판 서적의 전성시대였죠”라고 특징을 알려줬다. 이 시기에는 고된 노동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설 등이 많이 출간됐는데, 산업화 그늘에 대한 비판을 담은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대표적인 예로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다.
“얼마 전 비상계엄령으로 많은 국민이 분노했잖아요. 이 방 주인인 김정호씨가 청년이었던 1980년대는 계엄령 선포 이후 독재 정권이 장기 집권하던 시대였어요. 그래서 반민주적·반인권적 정책이 많았고 이에 대항하는 이념 투쟁으로서의 독서가 활발히 이뤄졌죠.” 채 해설사 설명처럼 이 시기에는 정부가 출판 검열을 따로 했으며, 이때 금지된 책을 ‘금서 또는 불온서적’이라고 불렀다. 당시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등이 대학생들에게 영향력 있는 책으로 꼽혔다.
다음으로 “소중 학생기자단 여러분에게 가장 친숙할 법한 1993년생 김유진 방이에요. 여러분 방과 별반 차이 없죠?”라고 소개한 뒤 “디지털·영상이 익숙한 3세대는 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읽는 것이 더 친숙한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책 읽는 친구 있나요?”라고 물었다. 김보경 학생기자가 “네. 제 친구들도 스마트폰으로 웹툰 많이 봐요”라고 대답했다. “스마트기기 보급은 독서 환경도 바꿔놨는데요. 언제 어디서든 책을 휴대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웹툰·웹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도 생겨났죠. 우리는 인터넷이란 플랫폼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고, 정보도 얻지만, 인터넷은 너무 많은 콘텐트와 정보가 넘쳐 양질의 엄선된 정보를 찾아내기가 힘들 때도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주제를 고유한 방식으로 다듬고 가공해 보여준다는 점인데요. 이를 통해 독자들이 다양한 세계를 좀 더 치밀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마주하게 해주죠. 책과 독서가 필요하고 중요한 이유예요.”
소년중앙 15기 학생기자단을 모집합니다
소년중앙이 15기 학생기자단을 모집합니다. 초4~중2 나이에 해당하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선발될 경우 희망에 따라 소중 학생기자 혹은 학생모델이 됩니다. 취재와 기사 작성 활동을 통해 신문 제작에 참여하며 소중 학생기자단 명함·기자증도 선물로 받습니다. 공식 활동기간은 2025년 3월부터 1년 동안으로 예정돼 있으며, 중앙일보 기자들과 동행 취재 및 기획·화보기사의 모델로 활동하게 됩니다. 소년중앙 홈페이지(sojoong.joins.com)에서 학생기자단 지원서와 부모님 추천서를 다운 받아 작성한 후 본인 사진을 함께 첨부해 소중 e메일(xxxxxxxxxxxxxxxxxxxxxx)로 지원하면 됩니다. 최종 선발된 15기수의 오리엔테이션은 2월 22일(토)에 열릴 예정입니다.
대상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2학년(혹은 해당 연령대 청소년)
분야 학생기자단 00명, 지원서에 희망 주력 분야(기자·모델 중 택일) 표시
기간 2월 2일까지
발표 2월 10일 선발자 개별 통보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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