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헌정사 최초로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것을 두고 해외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은 "현직 대통령 체포가 마치 남미 어느 나라 같다"고 밝혔는데, 민주주의 체제가 갖춰진 1980년대 이후 남미 국가 중 현직 대통령 체포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남미 33개 국가(외교부 기준) 중에선 전직 대통령들이 수사를 받고 체포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토 페레스 몰리 전 과테말라 대통령이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뇌물수수 등 각종 비위로 국회에서 면책특권을 박탈당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수사기관에 자진 출두한 뒤 구치소에 구금됐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은 비상정부 수립을 선언했다가 의회의 저지에 막혀 탄핵 당했다. 그는 자신의 탄핵안 처리가 예정된 2022년 12월 7일에 대국민 TV 연설에서 "비상 체제가 필요하다. 현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가 의회 의결로 곧장 탄핵 됐다.

페루는 한국처럼 탄핵심판 절차 없이 의회 의결로 탄핵이 가능하다. 현지 경찰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발부돼 있던 체포영장을 집행해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그를 체포했다.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경우 재임 당시 부패 혐의로 기소됐지만 체포영장 발부는 기소와 탄핵 이후 이뤄졌다.

이밖에 알폰소 포르티요(과테말라), 알바로 콜롬(과테말라), 라파엘 카예하스(온두라스), 미겔 앙헬 로드리게스(코스타리카), 프란시스코 플로레스(엘살바도르), 안토니오 사카(엘살바도르), 리카르도 마르티넬리(파나마), 압달라 부카람(에콰도르), 라파엘 코레아(에콰도르), 알바로 우리베(콜롬비아), 카를로스 메넴(아르헨티나) 등 상당수 전직 대통령들이 체포 또는 구속됐지만 현직이 아닌 상태에서 구금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중남미 지역은 1990년대 들어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로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양상을 보이면서도 일부 국가에선 무리한 집권 연장을 노린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정치불안이 여전히 존재했다"면서 "2015년 이후 집권 좌파의 부정부패가 심화돼 포퓰리즘이 퇴조하고 경제성장과 실용주의 노선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