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재부가 다음 정권 잡으려 해"…민주당, 최상목∙이창용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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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친명계 일각에선 “기재부 올드보이(OB)들이 최 대행의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 이틀 전인 13일 이재명 대표는 “입으로는 경제, 안정 노래를 부르면서 가장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범이 바로 최상목”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지켜야 할 법질서를 파괴하고, 해야 할 일 방치하고, 정치에 개입해서 아무거나 거부권을 행사하고, 헌법재판관을 골라서 마음에 드는 사람 일부 골라서 하고, 이게 뭡니까”라고 했다. 윤 대통령 체포가 이뤄진 15일 오전엔 박찬대 원내대표가 “혹시라도 불상사가 생긴다면 모든 책임은 최 대행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이런 비판은 윤 대통령 체포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을 거론하며 “최 대행도 윤석열식 불통 DNA를 답습하지 말고, 국정 수습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와 협치에 나서길 바란다. 지금까지의 경제 실패만으로도 최 대행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이 와중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 대행을 재차 편들고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5일 (윤 대통령 체포) 이벤트로 정치 불확실성이 감소하기를 바란다”며 올초 최 대행을 옹호한 것에 대해 “경제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했다. 또한 추경과 관련해 “어려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고, 전국민 지원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을 반대한 것이다.
최 대행 역시 이날 외교·안보 분야 주요 현안 해법회의에서 “평화적 통일 대북정책을 견지하고 남북대화에 열린 입장을 유지하면서 정세 변화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친명계에선 “권한대행이 웬 대북 정책을 논하나. 대통령 놀이하나”란 뒷말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친명계 재선 의원은 “기재부 올드보이(OB)들이 최 대행을 향해 대선에 출마하라고 부추긴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도 정권을 한번 잡았는데, 이번엔 기재부가 한번 잡아야 할 차례라 생각할 것이다”라고 했다.
‘적극재정’ 정책을 강조하는 이 대표가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경제 관료들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이 ‘반(反)검찰’이었다면, 이재명 대표가 정권을 잡을 경우 반(反)기재부 전선을 형성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경계심은 여권의 ‘새 인물’ 탐색 기류와도 맞물렸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당내 중진들이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새로운 인물들을 물밑 발굴하려는 상황”이라며 “‘경제 대통령’으로 경제 관료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또는 신세계 그룹 정용진 회장까지도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최 대행이 대단한 권한이라도 행사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기재부 내부 호칭에 대해서도 최 대행은 최근 주변에 “나는 기재부 사람일 뿐이니, 권한대행이 아닌 부총리로 불러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총재도 이날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해석하는 분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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