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독감 걸렸어도 백신 맞아야"…올핸 2종류 동시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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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뒤늦게 찾아온 독감(인플루엔자)이 한풀 꺾였다. 초중고생이 방학에 들어가면서다. 하지만 유행 정도가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독감은 두 개의 타입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두 번 걸리는 경우가 나온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5~11일) 동네의원 방문 환자 1000명 중에서 인플루엔자 증세를 보이는 환자 수가 86.1명으로 조사됐다. 갑작스러운 38도 이상의 고열, 기침이나 인후통이 있는 환자이다. 첫째 주(99.8명)보다 13.7% 감소했다. 둘째 주 환자가 줄었다고 해도 9년 전 최고 수준(86.2명)과 비슷하다.
양진선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번 주 방학에 들어간 학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독감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임소연 서울호흡안심병원 원장은 "독감 환자가 줄어들긴 하는데, 그 이유는 독감 유행 경고가 나오니까 주민들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조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7∼12세(149.5명), 13∼18세(141.5명)에서 발생률이 높았고, 19∼49세(110.0명), 1∼6세(83.4명)가 뒤를 잇는다.
이번 독감이 예년보다 독한 이유는 코로나19 기간에 독감이 거의 유행하지 않아 지역사회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난달 초순과 중순의 온도가 예년보다 높았고, 그러다가 지난달 하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가 힘을 얻게 됐다.
이런 상황 탓에 올해는 독감 유행의 정점이 1월 초로 늦춰졌다. 대개 12월 말에 정점을 찍는다. 올해 정점이 늦어지긴 했지만, 초중고생 방학과 함께 유행이 꺾이는 패턴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올해 독감은 예년과 또 다른 특성이 있다. 두 개 타입의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돌고 있다. 인플루엔자 A(H1N1)pdm09, A(H3N2)이 그것이다. 이달 둘째 주에 H1N1 pdm09가 36.4%, H3N2가 16.9%였다. 첫째 주에는 각각 37%, 23%였다. 두 개가 동시에 비슷하게 유행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예전에는 주요 타입이 크게 유행하고 다른 타입은 미미하게 돌았다.
한겨울에 A형이 돌고 3월 개학하면 '봄 독감'이 약하게 돈다. 이 때는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한다. 겨울 시즌에 한 사람이 12월에 A형, 3월에 B형에 감염되는 경우는 더러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동시에 A형 두 개에 걸리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양진선 과장은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은 네 개의 바이러스(A,B 형 각각 두 개)에 대항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독감에 걸렸다가 또 걸리는 경우가 드물게 나온다"며 "감염됐다가 나은 사람도 백신을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신은 접종 후 보름이 지나야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맞는 게 좋다.
소아, 임신 또는 출산 2주 이내 산모, 65세 이상 노인,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이 독감 증세가 있으면 검사를 받지 않고도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치료 약은 오셀타미비르 경구제(타미플루), 자나미비르 외용제(리렌자로타디스크)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30%만 환자가 부담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025년 1주차(12월 29~1월 4일)를 정점으로 인플루엔자 환자가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도 예년 대비 높아 중증 합병증 위험이 있는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노인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밀폐된 다중 시설 이용 시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서 다수가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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