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완수, 명태균에 "도와주세요"…닷새 뒤 尹, 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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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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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55·구속)씨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도울 여러 유력 정치인을 연결해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중 박완수 경남지사 등 경남 유력 정치인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께 내가 다 데리고 갔다. 경남의 국회의원들”(지난해 10월 23일 중앙일보와 통화)이라고 말한 명씨 발언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朴, 明에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이 확보한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휴대전화·USB)’과 PC 등에는 명씨와 대통령 부부가 나눈 다수의 텔레그램·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파일이 저장돼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2021년 7월 30일 당시 재선 국회의원이던 박완수 경남지사는 명씨에게 “명대표 요즘 우리 당을 위해서 수고 많다고 이○○씨로부터 잘 듣고 있어요”라며 “건강 관리 잘하시고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박 지사 문자를 받은 명씨는 약 2시간 뒤 윤 대통령(당시 전 검찰총장)과 텔레그램 대화에서 박 지사의 프로필·연락처를 보내면서 “전화드리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매우 협조적으로 나올 겁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박완수 국회의원은 지난 4·15총선 때 사무총장 맡아 초선 의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경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윤한홍 의원과 라이벌 관계”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明과 문자 나눈 이틀 뒤, 尹 전화 받은 朴
그로부터 이틀 뒤인 8월 1일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박 지사와) 전화했어요. 반가워하십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곧이어 20여 분 뒤 박 지사도 명씨에게 “윤 총장 전화왔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열심히 할게요. 같이 합시다”고 문자를 남겼다. 박 지사와 명씨 간 7월 30일과 8월 1일 문자 메시지는 명씨가 이를 캡처해 김 여사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내면서 검찰이 해당 기록을 확인하게 됐다.
닷새 뒤엔 明 주선해 아크로비스타서 尹-朴 만나
이때는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에 도움될 유력 정치인을 연결해주던 시기다. 앞서 이준석(현 개혁신당 의원)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만남도 주선했다.
실제 명씨와 박 지사가 연락 나눈 지 닷새 만인 21년 8월 6일, 박 지사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서 윤 대통령과 만났다. 명씨가 주선해 성사된 만남이었다.
이와 관련, 명씨는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본인이) 정권교체가 열망인데, 대통령한테 나름대로 힘 있고 사람을 연결해주려 했다”며 “박완수가 국회의원이고 시장도 10년 한 사람이니, 그런 사람 (대통령한테) 소개해줘야지, 소개해준 게 불법이냐”란 취지로 반문했다.
朴 ‘아크로비스타 갔더니 明 있었다’더니…
다만, 이런 대화는 지난해 말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지자 박 지사가 했던 해명과 다소 어긋나는 정황이다. 박 지사는 ‘아크로비스타에 갔더니 명씨가 있었다’ ‘명씨와 사적 친분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기자 간담회에서 박 지사는 “아크로비스타 방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3자를 통해 윤석열 전 총장이 한 번 만나고 싶어한다는 요청이 있어서 방문하게 됐고, 그때 방문 자리에서 명씨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최근 명씨와 박 지사가 나눈 문자가 공개되자, 박 지사 측은 ‘의례적 대화’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박 지사가 명씨한테 실제 도움받거나 준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특히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남지사 공천과 관련해서다. 박 지사가 단수 후보를 추천하는 ‘전략 공천’이 아닌,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장관과 ‘당내 경선’ 끝에 경남지사 공천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박완수 의원은 측근인 도의원에게 11월 5일까지 중립을 지키라고 지시했다. 믿을 수 없는 친구”(21년 9월 14일)라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알 수 있듯, 박 지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선 명씨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공천 관여는 무슨…박완수는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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