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쟁급 심각" 세계 리더 900명이 말한 지구 최대 위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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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상이변이 전쟁과 함께 전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미 로스앤젤레스(LA) 일대를 초토화한 대형 산불처럼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5일(현지시각)에 900여 명의 세계 정·재계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25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올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전쟁이나 내전, 테러를 포함한 ‘국가 기반의 무력 충돌’(23%)을 꼽았고, ‘기상이변’(14%)이 뒤를 이었다. 3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기상이변을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꼽았다.
WEF는 매년 회의가 열리기 전에 ‘글로벌 리스크 인식 조사(GRPS)’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설문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 사이 학계와 기업, 정부 등 900명 이상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은 20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다.
“기상이변, 미래 10년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
기상이변은 미래에 영향을 미칠 위험 요인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단기 미래(2년)에서는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에 이어 2위였고, 장기 미래(10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화석 연료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한 오염으로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해지면서 기후 변화의 부담은 매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환경 위험은 더욱 심화될것으로 예상되며 기상이변, 생물다양성 손실, 지구 시스템 붕괴가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LA화재로 43조 손해 “기후 채찍질이 피해 키워”
기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건 최근 지구 온난화 속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전지구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증가한 첫해로 기록됐다. 1.5도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합의한 마지노선이다.
온난화로 인한 고온 현상의 증가는 홍수와 산불 등 자연재해의 강도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휩쓴 대형 산불이 대표적인 사례다. LA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번진 산불로 인해 8만 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미 역대 산불 중 최악의 피해를 남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사인 웰스파고는 산불 관련 보험업계의 손해액이 300억 달러(약 43조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건조한 상태에서 습한 상태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른바 ‘기후 채찍질’이 더 빈번해지면서 산불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LA캠퍼스(UCLA)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화재는 여전히 극심했을 것이지만, 아마도 다소 작고 덜 강렬했을 것”이라고 했다.
“기상이변 조기 경보 시스템 갖춰야”
기상이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은행은 모든 국가가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갖춘다면 연간 총 350억 달러(51조 원)의 손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에 1달러를 투자할 경우 9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생계를 보호하고, 사람들을 보호하고, 인프라를 보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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