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尹 출석, 구속영장심사 시작…구속 땐 현직 대통령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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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8일 오후 2시 차은경 부장판사 심리로 서울서부지법 309호에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5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호송용 승합차를 타고 출발, 29분 만에 서울 공덕동 서부지법에 도착해 직접 심사에 참석했다. 대통령 경호처 소속 경호차량 7대, 대형 승합차 1대가 동행했다.
서울구치소 앞은 윤 대통령 출석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아비규환이 됐다. 지지자 100여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석방하라” “탄핵 무효”를 연호했다. ‘이재명 재판이 먼저다’ ‘이재명도 조국처럼’ 손팻말을 든 이들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탄 파란 스타리아 호송차 행렬이 구치소를 빠져나가자 지지자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대통령님 힘내십시오” “기각하라”고 외쳤다.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기동대 약 10개 중대를 투입하고 정문 앞 차도를 확보했다.
이른 오전부터 “구속영장 기각하라” “부정선거 수사하라”며 지지자 200여 명이 연좌농성을 벌이던 서부지법 앞은 윤 대통령 출석이 임박하자 급격히 인파가 몰리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백설기를 제공하는 ‘청년멸공트럭’ 앞은 10m가량 줄이 늘어섰다. 경찰버스 5대가 차벽을 세워 시야를 가리자 지지자들은 “내란 경찰 차 빼라” “반역 경찰 차 빼라”고 연호했다.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은 오후 1시54분 서부지법에 도착해 곧장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서부지법 심사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했던 이순형·신한미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아닌 주말 당직 판사인 차은경 민사1-3부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선 차정현 부장검사와 평검사 5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 측에선 김홍일·석동현·윤갑근·송해은·배진한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 150여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전날 법원에 제출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와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등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를 적었다”며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검찰에서 제공한 핵심 피의자 신문 조서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정당한 헌법상 권한 행사이자 통치행위로,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고 사법적 판단의 대상 또한 아니다”는 논리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12시 13분쯤 서부지법 앞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도주 우려도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는 국가 원수의 신체를 체포·구속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부당성을 분명하게 밝힌다는 뜻에서 대통령이 출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구속 상황에 대해 인정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된 거 물 흐르듯 가는 수 밖에 없다”며 변호인단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김홍일·윤갑근·송해은 변호사가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인 이날 오전 10시55분 윤갑근 변호사를 통해 출석 사실을 알렸다.
윤 변호사는 “법정에 직접 출석해 당당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변호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출석하시기로 결심했다”며 “특히 대통령의 명을 받아 계엄 업무를 수행하거나 질서 유지 업무를 수행한 장관, 사령관 등 장군들, 경찰청장 등이 구속된 것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시고, 법정과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설명하여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석하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밤늦게 구속 결론 나와…구속 땐 현직 대통령 최초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다음날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현직으로선 처음, 전·현직을 통틀어서는 역대 5번째 대통령 구속이다. 노태우·전두환·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전직 신분으로 수사를 받던 중 구속돼 복역 중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반면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공수처는 물론 비상계엄에 내란죄를 적용해 한 달 넘게 수사에 매달린 검찰과 경찰,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과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등에 모두 대혼란이 예상된다. 앞서 검찰과 경찰 등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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